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연의 일치다."
삼성은 올 시즌 유독 낮 2시에 시작하는 경기에 약했다. 3월28일(토요일) 개막전서 SK에 승리한 뒤 연이어 8경기서 졌다. 4~5월 일요일 경기는 낮 2시에 열리는데(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지정 경기 제외) 그 7경기서 모두 패배했다. 달갑지 않은 '일요일 징크스'가 생긴 이유. 또한, 매년 낮 2시에 치러지는 어린이날에도 패배했다.
30일 잠실 LG전은 본래 오후 5시에 시작할 예정이었다. 토요일이기 때문. 그러나 SBS의 생중계가 잡히면서 시작 시각이 오후 2시로 앞당겨졌다. 삼성은 이날 LG에 승리하면서 개막전 이후 처음으로 낮 2시 경기서 재미를 봤다. 올 시즌 삼성의 낮 2시 경기 성적은 2승8패.
▲낮경기의 어려움
프로야구 선수들은 대체로 낮경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오후 6시30분에 시작하는 경기에 신체 리듬이 맞춰져 있다. 주말, 공휴일, 공중파 생중계, 포스트시즌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낮 2시 경기는 그렇게 많이 치르지 않는다. 선수들은 야간경기를 마치고 간단히 야식을 먹고, 새벽에 잠든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일어나는 스케줄에 매우 익숙하다.
당연히 낮 2시 경기가 불편하다. 물론 프로야구의 주인인 팬들을 위해서라면 받아들여야 하지만, 확실히 좋은 신체 리듬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일단 늦잠을 잘 수 없다. 그나마 오후 5시 경기 다음날 2시 경기는 괜찮은데(상대적으로 좀 더 빨리 잘 수 있음) 야간경기 후 밤 늦게 잠들어 다음 날 일찍 기상하는 건 힘들다. 특히 홈팀의 경우 경기장에 오전 10시 정도에는 출근, 훈련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더욱 서둘러야 한다.(경기 전 연습은 홈팀이 원정팀보다 1시간 정도 빨리 시작하는 게 관례.)
1차적으로 낮 경기를 치르면 평상시에 비해 충분한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한 이유. 또한, 개인별로 편차가 있지만, 경기 집중력도 야간경기에 비하면 대체로 떨어진다. 류중일 감독은 "확실히 밤에는 하얀 공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낮에는 그림자가 생기기 때문에 공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이는 투구보다는 타격과 수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 주변이 환하면 타석에서 투수의 공에 대한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수비 시 뜬공을 처리할 때는 햇빛과도 싸워야 한다. 선글라스를 끼면 되지만, 야간경기보다는 조금 더 불편하다.
▲일요일 전패? 우연의 일치
어쨌든 삼성은 여전히 달갑지 않은 징크스 하나를 갖고 있다. 일요일 전패(24일까지 7연패). 올 시즌 삼성은 일요일 7경기를 모두 낮 2시에 진행했고, 모두 졌다. 4월 19일 대구 KT전, 5월 3일 대구 두산전은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지정, 오후 5시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공교롭게도 모두 우천 취소됐다.
류 감독은 일요일 7전 전패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일축했다. 삼성이 일요일 낮 2시 경기만 하면 진다고 해서 실제로 삼성이 일요일 혹은 낮 2시 게임에 약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 류 감독은 "선수들의 낮 2시 게임 바이오리듬이 야간경기와는 다르다"라면서도 "어차피 다른 팀들도 다 같은 조건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해 3~10월 일요일 낮 2시 경기서 10승2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이 데이터만 봐도 삼성이 낮 2시 경기에 약하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찾긴 어렵다. 류 감독도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이 31일 낮 2시에 열리는 잠실 LG전서 패배할 경우, 올 시즌 낮 경기 첫 승은 9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 혹서기인 6~8월에는 일요일에도 오후 5시 혹은 6시에 경기를 치른다.
[류중일 감독(위), 삼성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