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강진웅 기자] 끝내 반전은 없었다. 위기의 두 외국인 투수 두산 유네스키 마야와 kt 필 어윈이 맞붙었지만 두 투수 모두 부진한 투구로 자신의 현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퇴출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었지만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야는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7개였다. 속구를 42개, 슬라이더를 36개, 커브를 9개 구사했다. 속구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왔다.
마야는 지난달 9일 잠실 넥센전에서 투혼의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부진했다. 그는 노히트노런 이후 7경기에 나섰지만 승리는 기록하지 못했고 4패만을 떠안았다. 투구내용은 과연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투수였나 싶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 경기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이 “오늘까지 보고 코칭스태프하고 회의를 해서 앞으로의 구상을 세우겠다. 만일 마야가 계속 좋지 않다면 2군으로 내려서 몸을 만들게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구상을 해야 할 지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다른 구상은 교체를 의미했다.
자신의 한국 무대에서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었던 이날 등판에서 마야는 다시 부진했다. 그는 1회부터 너무 쉽게 선취점을 내주더니 타선의 득점 지원으로 3-1로 앞선 3회말 장성우에게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마야는 5회초 김현수가 다시 달아나는 2점 홈런을 터뜨린 이후에도 곧바로 5회말에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연속 3안타를 맞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물론 야수들의 아쉬운 중계플레이가 있기는 했지만 실점을 온전히 야수들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었다. 결국 그는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kt 선발 어윈도 마찬가지였다. 어윈은 이날 5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져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어윈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7.90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10실점 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복귀한 어윈은 26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선발투수이지만 평균자책점이 8점대에 육박할 정도로 좋지 못했다.
이에 앤디 시스코가 이미 방출된 상황에서 좀처럼 반등 시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어윈도 방출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때문에 어윈에게 이날 등판은 마야와 같이 자신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어윈은 난조를 보였다. 1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뒤 2회 야수 실책까지 겹치며 3점을 내줬다. 운까지 따르지 않자 어윈은 흔들렸고, 결국 폭투까지 범하며 추가 실점을 내줬다.
어윈에게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윈이 경기 초반 난조를 보였지만 장성우가 동점 2점 홈런을 때리는 등 집중력을 발휘하며 두산을 맹추격했다. 두산이 달아나면 kt가 쫓아가는 형국이 반복됐다.
하지만 어윈에게 타선의 득점지원도 소용없었다. 어윈은 이날 전까지 피안타율이 3할5푼3리에 달할 정도로 불안했는데, 이날 경기서도 두산 타자들에게 홈런 1개 포함 장단 11안타를 맞았다. 10실점했던 지난 14일 광주 KIA전과 같았다. 5회를 채우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불안함을 가시지 못한 부진한 투구였다.
결국 마야와 어윈은 자신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선발등판 경기에서 반등 기회를 잡고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 동반 부진으로 남은 올 시즌 경기에서 이들의 모습을 KBO리그에서 더 이상 못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이들의 운명은 두산과 kt 두 팀의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에게 넘어갔다.
[두산 유네스키 마야(왼쪽)와 kt 필 어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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