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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일반적으로 예능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각 방송사에서 운영 중인 아카데미를 거친다.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을 통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대학에 마련된 관련 학과를 졸업한다거나, 각종 방송 관련 사설 교육 기관을 통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구성작가 교육을 받은 후에는 관련 기관의 추천을 받아 막내작가로 실전에 투입된다. 그러나 예능 작가들은 대부분 인맥을 통해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방송작가 공채는 없어진지 오래다.
현직 예능 작가이자,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방송구성작가예능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곽상원 교수는 "반드시 인맥이 좋다고 해서 바로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이 좋아 누군가 끌어줘서 일하면서 배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본인 스스로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아카데미를 거치게 된다"며 "사람을 뽑는 입장에서도 교육을 받은 친구들을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영세 프로덕션에서는 그런 교육과정을 요구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문서 작업이 가능하면 뽑는 경우도 더러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1,2,3'와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tvN '삼시세끼-어촌편'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메인작가로 활동한 최재영 작가 역시 지상파 방송 아카데미에서 6개월 과정을 수료한 뒤 방송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최재영 작가는 "아카데미 수료 전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로 영상 파일을 정리하는 일을 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작가가 된 것"이라며 "예능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은 다양하지만, 사실 이 직업이 어떤 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이라는 건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왜 작가 중에는 정규직이 없을까? 아니, 왜 방송사에서는 전속 작가를 따로 채용하지 않을까. 실제로 방송사에서도 공채로 방송 작가를 채용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대한민국을 덮치던 1990년대 말부터 작가 공채는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최재영 작가는 "원래는 방송국에서 일년에 몇 명씩 작가를 뽑아 월급을 줘 가면서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기를 원했는데, 이 예능이라는 게, 방송이라는 게 언제 몇 시까지 하자 이런 게 안되서 유명무실해 진 것"이라며 "그 후 공채시스템은 없어지고 프리랜서 시스템으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가들이 받는 보수도 제각각이다. 막내 작가의 경우 최저 시급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거나, 프로그램이 조용히 사라지면 월급도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사실상 작가들의 급여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통상 연차에 따라 차등을 둔다. 곽상원 교수에 따르면 보통, 작가의 연차에 곱하기 10을 하면 한 회 고료가 된다. 예를 들어 4년차라면 40만원, 5년차라면 50만원을 받는 식이다. 그렇다고 1년차가 10만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 25만원에서 35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0년차가 되면 그때부터는 본인의 몸값, 이름값이 적용된다.
곽상원 교수는 "작가라는 직업이 4대 보험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방송이 안되면 급여가 없다. 녹화를 했어도 방송이 안 되면 돈도 못 받게 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방송을 3개월간 준비했는데, 만약 2주 나간 후 방송이 없어진다면 그 2회차에 대한 급여만 지급된다. 총 4개월을 일했어도 그 전부에 대한 보상은 없다. 우리가 '기획료'라고 부르는 부분인데, 보통은 방송국에서 알아서 챙겨주지만 명확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즉, 방송 전에 일한 부분에 대한 명확한 보상 기준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작가 지망생 혹은 현재 막내 작가로 일하고 있는 이들은 버티고 버텨 메인 작가가 되길 꿈꾼다. 메인 작가가 되면 본인의 이름을 내 건 진정한 프리랜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여러개의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할 수도 있고, 그에 따라 받는 보수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재영 작가는 "이 분야는 급여가 올라가는 게 장난 아니다. 5, 6년이 지나면 일반 직장인을 앞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연예계랑 똑같다. 10년차까지 살아남는다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작가 외에도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다. 영화 시나리오를 쓴다거나 뮤지컬을 쓸수도 있다. 의외로 일할 수 있는 장르는 많다"고 밝혔다.
[사진 = KBS MBC SBS]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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