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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종편보다 소통이 우선이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강호동에게 지금 필요한 건 종편보다 소통이다.
유재석이 3일 JTBC 진출을 발표하자 대중의 시선이 또 다른 '국민MC' 강호동에게 쏠렸다. 한때 유재석과 연예계를 양분한 강호동이다. 그는 "기회가 되고 제가 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지난 3월 종편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다만 종편에 도전하더라도 성공을 마냥 확신할 순 없다. 강호동이 몇 년 째 부진 중인 탓이다. '국민MC'란 수식이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세금 논란'을 겪고 '잠정 은퇴' 끝에 돌아왔지만 성적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무릎팍도사', '달빛프린스', '맨발의 친구들', '별바라기', '투명인간' 등이 폐지된 강호동의 프로그램이다. '스타킹'과 '우리동네 예체능'은 안정적이나, 과거 '1박2일', '강심장', '무릎팍도사'로 지상파 3사를 뒤흔들던 시절과 비교하면 턱없다.
인기 있던 '무릎팍도사'의 폐지를 못 막았고, 여러 콘셉트를 시도했음에도 부진이 이어졌다는 건 단순히 프로그램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강호동이 먼저 이미지 쇄신을 꾀해야 한다.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이지만 다소 권위적인 리더의 이미지는 바꿀 필요가 있다.
유재석과 비교할 만하다.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주로 멤버들을 독려하고 의견을 묻는 낮은 리더십에 가깝다면, 강호동은 우렁찬 목소리로 멤버들을 주도하는 스타일이다. '무한도전' 새 멤버 광희를 포함해 다른 출연자들은 유재석을 허물없이 대하는 데 반해 강호동 앞에선 많은 연예인들이 쩔쩔매는 모습도 둘의 리더십에서 비롯된 차이점이다.
문제는 최근의 시청자들은 예능 속이라도 수직적인 관계에 일종의 부담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유재석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친숙한 이미지인 것과 달리 강호동은 속내를 감추는 편이다. 토크쇼 진행자였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다른 토크쇼의 게스트로 나서는 경우도 없었다. 속이야기를 털어놓는 경우가 없다 보니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한계가 있는 게 당연하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강호동에게 적절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마리텔'은 연예인이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네티즌 채팅을 통해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직접 대화한다. 현존하는 어떤 예능보다 대중과 가장 가까운 거리의 예능인 셈이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마리텔'에서 승승장구하는 것도 따져보면 소위 '먹방'이 주는 자극의 효과도 있겠으나 네티즌들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한 덕도 크다. 백종원도 결국 '마리텔'을 통해 '요리 잘하는 착한 동네 아저씨' 이미지를 얻었다.
토크쇼 게스트가 부담스럽다면 '마리텔'에 나와 시청자들과 터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의외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천하의 강호동이긴 하다. 단독 MC도 아니고 '마리텔' 출연이 어색할 법도 하다. 하지만 대중이 그를 처음 좋아하기 시작한 것도 코미디프로에 출연한 "행님아!" 시절이다. 그때의 친숙한 이미지가 없었다면 강호동의 '국민MC' 시절도 없었을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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