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포항 김진성 기자] 아직 숙제가 남아있다.
이승엽의 400홈런 이슈에 묻혔지만, 삼성은 최근 6연승을 내달리며 잘 나간다. 지난 주말 LG, 이번 주중 롯데와의 3연전을 연이어 스윕했다. 5월 중순부터 극심한 투타 엇박자를 드러냈지만, 최근 완연한 회복세. 두산과 NC에 3경기 앞선 단독선두.
류중일 감독은 "이제 1위를 빼앗겨선 안 된다"라면서도 "아직 모른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정확한 지적. 아직은 불안한 부분이 있다. 투타 밸런스가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지난 2개월간의 행보를 보면 마운드에선 장원삼, 타선에선 박석민이 이름값에는 부족한 성적을 남겼다. 최근 잘 나가는 삼성으로선 이들의 부활이 마지막 숙제다.
▲제구력이 흔들린다
장원삼은 올 시즌 4승5패 평균자책점 6.28로 좋지 않다. 10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는 4회에 불과하다. 현 시점에선 삼성 선발진 중 가장 불안한 카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전(5월 8일 인천 SK전-7이닝 3실점)도 당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한 대부분 경기서 대량실점 하면서 무너졌다.
류 감독은 "원삼이가 지난 겨울 개인트레이너를 고용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투수에게 가장 큰 무기는 스피드인데 스피드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실제 장원삼은 올 시즌 직구가 130km대 후반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타자들의 눈에 익기 쉬울 수 있다.
그동안 장원삼은 빠르지 않은 스피드를 공격적인 투구와 절묘한 코너워크로 극복해왔다. 수준급 경기운영능력도 갖췄다. 그러나 최근엔 제구력도 인상적이지 않으면서 타자들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준 듯한 모습. 류 감독은 "스피드 2~3km를 더 내기 위해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 스피드에 신경을 쓰다 보면 원하는 코스에 공을 넣는 게 힘들어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장원삼은 최근 반대투구(포수 미트 반대쪽으로 투구하는 것)도 다소 늘어났다. 결국 제구가 흔들리면서 올 시즌 10경기서 무려 14개의 홈런을 내줬다.
▲오락가락 타격밸런스
박석민은 "타격밸런스가 오락가락한다"라고 했다. 원인으로는 "하체에 제대로 힘을 싣지 못한다"라고 했다. 현재 박석민은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있다. 오른손타자가 타격할 때 중심이 되는 발은 오른발이다. 테이크 백(타격 직전 방망이를 뒤로 약간 빼는 것)과 스트라이드(타격하기 위해 다리를 내딛는 것) 과정 역시 오른발이 굳건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래야 물 흐르듯 부드러운 중심이동과 함께 정확하고 강력한 타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박석민은 오른쪽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중심이동이 원활하지 않는 듯하다. 그는 "1~2일 전엔 좋았는데 오늘은 연습할 때부터 좋지 않았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박석민은 올 시즌 타율 0.268 6홈런 38타점으로 좋지 않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세 차례나 3할을 때린 정확성이 떨어졌다는 증거. 홈런 역시 27개로 데뷔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많이 처지는 페이스. 3일 포항 롯데전서 스리런포를 뽑아냈으나 여전히 좋은 밸런스를 찾지 못한다는 게 박석민의 냉정한 자기 평가.
그래도 그는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 2013년에도 전반기에 좋지 않았다가 시즌 막판에 급격히 페이스를 올렸다"라고 했다. 오히려 "타격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수비마저 좋지 않으면 안 된다. 수비부터 더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류 감독도 "몸이 아파서 1경기 정도 빠지고 싶기도 할텐데 주장으로서 어떻게든 경기에 나가려고 한다. 그런 부분은 참 고맙다"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의 추천
류 감독은 "부진한 선수에 대한 대처는 크게 두 가지다. 2군에 보내서 잠시 휴식과 조정기를 갖게 하는 것과 훈련을 통해서 회복을 바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훈련을 선호한다. 엄청난 부진에 빠지지 않고서는 부진을 이유로 주전 투수 혹은 타자를 2군으로 내리지는 않는다.
류 감독은 "투수나 타자 모두 부진에 빠졌을 때 그라운드서 러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무너진 밸런스를 바로 잡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러닝을 하다 보면 몸이 개운해지고 힘이 빠지면서 타격, 투구 밸런스를 다시 잡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경기 전 그라운드 훈련을 보면 슬슬 뛰는 게 아니라 외야 양쪽 폴대와 폴대 사이를 전력으로 뛰는 선수들이 있다.
이 방법은 발가락이 좋지 않은 박석민에겐 맞지 않는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장원삼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류 감독은 "원삼이가 요즘 좀 부진했지만, 국내 최고 좌완 투수"라면서 여전한 믿음을 드러냈다. 삼성은 장원삼과 박석민만 살아난다면 선두독주 체제를 공고히 다질 수 있다.
[장원삼(위), 박석민(가운데), 장원삼과 박석민(아래). 사진 = 포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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