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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현재 KBO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선수인 KIA 에이스 양현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828일 만에 완봉승을 따내며 최근 3연승 행진 중이다. 게다가 양현종의 페이스는 아직 정상 궤도까지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 상대를 더욱 두렵게 만든다.
양현종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까지 혼자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양현종은 9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져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1피안타 완봉승은 KBO리그 통산 43번째 기록으로 가장 최근에는 팀 선배인 윤석민이 2012년 광주 두산전에서 기록한 바 있다.
양현종은 이날 모든 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구속은 최고 149km까지 나왔고 속구(65개)를 위주로 던지며 슬라이더(18개)와 체인지업(18개), 커브(5개)를 적절히 섞어 던져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여기에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과 완급조절,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까지 선보이며 자신이 KIA의 에이스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라는 점을 입증했다.
양현종은 이날 무실점 투구로 개인 첫 선발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고, 25이닝 연속 무실점도 이어갔다. 게다가 양현종은 올 시즌 총 12경기에 등판해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이상을 기록한 경기만 9경기다. 평균자책점은 이날까지 1.48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이닝도 79이닝을 소화하며 국내 투수들 중 가장 많다. 양현종의 올 시즌 투구를 보면 어느 것 하나 약점을 찾기 어렵다.
경기 전 KIA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은 공도 좋지만 경기 운영 능력 자체가 한 단계 올라섰다”며 “스프링 캠프 때도 여름을 대비해 페이스를 늦게 끌어 올렸다. 현종이가 천천히 올라왔고 지금 정말 잘 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양현종은 4월 5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이것도 훌륭한 성적이었지만 5월 들어 그는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7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1828일만의 완봉승까지 따내며 완전체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구가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볼넷 개수도 많았고 그러면서 투구수까지 많아졌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 대량 실점하는 경기도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 양현종에게 이런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올 시즌 함께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포수 이성우와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주며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양현종은 완봉승을 따낸 후 “오늘 (이)성우 형의 볼 배합이 좋았다. 믿고 공을 던졌다. 배터리 호흡이 최고였던 것 같다”며 “2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은 잘 신경 쓰지 않았다.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양현종의 페이스와 한 단계 올라선 경기 운영 능력을 감안한다면 그는 올 시즌 커리어 최고 성적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그는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에이스로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팀 승리를 바란다는 책임감 있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여러 면에서 양현종은 올 시즌 에이스 이상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KIA 에이스 양현종(왼쪽)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포수 이성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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