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는 안전할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한민국을 덮치고 있다. 5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만 41명. 사망자도 4명이나 발생했다. 메르스로 의심되는 격리대상자도 1600명을 넘어섰다. 격리대상자 증가폭은 약간 완화됐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평택 등 수도권에서 퍼지기 시작한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퍼질 조짐. 창궐 3년밖에 되지 않은 메르스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심상찮은 분위기
메르스가 국내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조짐이다. 해외 관광객 유치 감소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꺼리는 탓에 외출을 자제할 경우 소비심리 감소와 함께 내수경기에도 악화를 미칠 게 분명하다.
KBO리그도 대표적인 여가스포츠. 어느 정도 손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5일은 1주일 중 관중동원이 가장 잘 되는 금요일. 기온도 조금씩 올라가면서 구단들 입장에선 본격적으로 관중 유치에 탄력을 받아야 할 시기. 하지만 5일 잠실 LG-SK전 관중은 7640명에 불과했다. 홈 관중 유치 선두권을 달리는 LG로선 충격적인 수치. 목동 넥센-두산전 역시 3060명 입장에 그쳤다. 올 시즌 흥행메이커 진원지인 대전(한화-KT전)에도 4427명 입장에 머물렀다. 마산 NC-삼성전도 5934명 입장에 그쳤다. 평균 5265명. 올 시즌 평균 1만1256명에 크게 밑돌았다.
분위기가 심상찮다. 메르스는 침방울(비말)의 전파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그런데 야구장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 쉴새 없이 소리를 치며 응원하는 곳이다. 혹시 감염을 인지하지 못한 자(잠복기 최소 2일~14일 정도)가 야구장에서 침방울을 불특정다수에게 전파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전국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각 구단의 선수단 위생에도 비상이 걸렸다.
▲어떻게 될까
최근 KT와 LG가 관중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는 등 구단들도 메르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단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예정대로 정규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3년간 전염병으로 KBO리그가 중단된 사례는 없었다. 아직 정부에서 메르스 전파 우려로 프로스포츠 중단 권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KBO와 야구관계자들도 고민스럽다.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리그 중단 결정을 내리는 건 쉽지 않다. 사실 144경기의 첫 시즌인 올 시즌은 빡빡하다. 이미 올 시즌 초반 우천 연기경기가 많았다. 11월 8일부터는 대표팀이 '프리미어 12'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메르스가 확산되는 상황서 리그 진행을 강행한다고 해도 이익보다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는 지난 4일 3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최근 며칠간은 관중 동원에 크게 차질을 빚었다. 만약 감염 의심자 혹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의 야구장 출입 사실이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선수단 내부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역시 마찬가지. 야구계도 메르스 확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한산한 관중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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