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두산으로선 엄청난 충격이었다. 8점을 지키지 못하고 대역전패를 당했다.
6일 목동 넥센전. 선발 유네스키 마야가 4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넥센 선발 밴헤켄이 4이닝 8실점(6자책)으로 크게 무너졌으나 마야가 또 다시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가슴 졸이는 승부를 펼쳐야 했다. 두산으로선 이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했다. 이날 패배할 경우 3연패를 당하면서, 자칫 중위권으로 처질 위기까지 안고 있었기 때문.
그런데 현재 두산 불펜진은 선발이 5회 이전에 무너질 경우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5회 이전에 무너지면 롱릴리프, 스페셜 리스트, 셋업맨, 마무리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투수 운영 시스템. 하지만, 두산 불펜엔 현재 믿을만한 카드가 많지 않다. 마무리에서 밀려난 윤명준은 여유있는 상황서 등판하더라도 실점을 많이 한다. 좌완 함덕주 역시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박빙 승부에 투입하기엔 부담이 있다. 베테랑 이재우 역시 마음 놓고 기용하긴 쉽지 않다.
결국 시즌 중반 호조를 보인 사이드암 오현택, 마무리 노경은에게 극도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 김태형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오현택과 노경은에게 잔여 4⅓이닝을 모두 맡긴 것. 오현택은 2⅔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5월 필승조 편입 이후 최다실점.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4-8로 추격 당한 5회말 2사 1루. 이택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 김지수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박동원에게 투런포를 맞은 게 옥에 티였다. 초구 123km 슬라이더가 높게 형성됐다. 결국 비거리 120m짜리 좌중월 투런포.
이후 순항했다. 1사 후 고종욱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브래드 스나이더와 박병호를 중견수 플라이, 삼진으로 처리했다. 7회 유한준을 3루수 땅볼, 김민성을 2루수 뜬공, 이택근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오현택은 대타 박헌도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오현택은 4일 잠실 KIA전(1⅔이닝 무실점) 이후 무려 32개의 공을 던졌다. 적지 않은 공이었지만, 팀 내 필승계투조 중 가장 좋은 구위를 가졌다는 게 입증됐다.
마무리 노경은도 2이닝을 소화했다. 최근 등판이 5월 31일 수원 KT전(1이닝 무실점)이었으니 충분히 이해 되는 기용이었다. 노경은은 홈런 2방을 맞으면서 결국 무너졌다. 노경은은 8회 박동원을 포수 파울 플라이 처리한 뒤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고종욱을 초구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감했다. 9회에는 스나이더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박병호를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그러나 유한준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했으나 김민성에게 볼카운트 3B1S서 슬라이더가 높게 구사되면서 동점 투런포를 내줬다. 10회에는 2사 후 역시 풀카운트서 슬라이더가 또 다시 높았다. 결국 끝내기 솔로포.
홈런 3방에 4점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내용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에 무너지면서 필승조 역할을 100% 수행하지 못했다. 힘은 힘대로 들이고 뼈 아픈 패배를 안았다. 두산으로선 이번 3연패가 너무나도 뼈아프다. 한편으로 오현택과 노경은에게 모든 걸 의존해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두산 불펜이다.
[노경은(위), 오현택(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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