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이현호가 물오른 넥벤져스를 잠재웠다.
서건창과 강정호가 빠진 넥센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다. 별명도 생겼다. 영화 어벤져스를 본 따 만든 '넥벤져스'. 그만큼 강력하다. 투수 입장에서 넥센 타선을 상대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넥센의 홈 구장인 서울 목동구장은 전형적인 타자친화적인 구장.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약한 두산으로선 더더욱 버겁다.
김태형 감독도 "우리 투수들이 여기선 아무래도 부담을 갖는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목동에서 넥센을 제압하려면 마운드가 넥벤져스의 파워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5~6일 넥벤져스에 무차별 폭격을 당했던 두산. 7일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내세워 연패 탈출을 노렸다. 하지만, 니퍼트가 오른팔 상완근 통증으로 1회 두번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 타석 때 강판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을 가동했다. 일단 이원재가 1.2이닝을 버텨냈다. 3회부터 등판한 이현호가 압권이었다. 무려 4⅓이닝을 버텨냈다. 64개의 공을 던지면서 안타는 단 2개만 내줬다. 볼넷 2개도 있었지만, 삼진을 6개나 솎아냈다. 본래 이현호는 그동안 가능성 있는 자원으로만 분류됐을 뿐, 실전서 잠재력을 터트린 경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이현호는 넥센 타선을 차분하게 봉쇄했다. 타선이 점수 차를 벌려주면서 상대적으로 부담감도 덜었지만, 이현호의 공격적 투구도 돋보였다. 3회 무사 1루 상황서 등판한 이현호는 김재현을 초구 유격수 뜬공, 김하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스나이더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김지수를 3루까지 보내줬지만, 차분에게 삼진을 뽑아냈다.
4회 선두타자 이택근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 유한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김민성에게 순간적으로 제구가 흔들려 볼넷을 내준 게 좋지 않았다. 윤석민에게 초구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내줘 1실점.
그러나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김지수를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처리했다. 5회 김재현, 김하성, 스나이더를 삼자 범퇴 처리했다. 6회에도 이택근, 박병호, 유한준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공8개로 삼자범퇴 요리. 7회 선두타자 김민성을 좌익수 플라이 처리한 뒤 윤석민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했다. 두산이 승리하면서 이현호에게 홀드가 주어졌다.
고비마다 솎아낸 6개의 삼진이 강렬했다. 넥벤져스도 이현호의 역투에 움찔했다. 이현호는 이날 전까지 지난 5월 1일 대구 삼성전(3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 외엔 대부분 2이닝 이상 투구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추격조로 나서면서 다른 투수들과 이닝을 분담했다.
2011년 입단한 이현호는 지난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아직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하지만, 롱릴리프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투수다. 불펜이 사실상 무너진 두산으로선 9-1리드서 8~9회 잇따라 추격을 당하며 마무리 노경은까지 투입해야 했다. 그만큼 불안하다. 결국 두산은 이현호같은 투수들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잠재력을 실전서 폭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현호. 사진 = 목동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