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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우주를 단 한 사람으로 줄이고 그 사람을 신(神)에 이르기까지 확대하는 것, 그것이 곧 연애다. -빅토르 위고
모든 연인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세 차례의 헤어짐을 겪었던 이지성, 차유람 커플은 어느 순간부터 연애를 시작했다. 같이 영화를 보고 공연을 관람했다. 보통의 연인들처럼, 맛집을 찾아 다녔고 남산 산책로를 걸었다.‘모태솔로’ 차유람과 ‘사랑 불신론자’ 이지성 작가는 그렇게 사랑에 눈을 떴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 더 뜨거운 사랑이 있다고 말했어요. 칼릴 지브란의 말을 인용했죠(웃음). 글 쓰는 것 말고는 삶이 없었어요. 그동안 제 진짜 여자친구는 책읽기와 글쓰기였다고 말했죠. 차유람 씨가 이해해 주더라고요. 저는 ‘사랑 불신론자’였지만, 차유람 씨를 만나서 ‘사랑 운명론자’로 바뀌었어요. 위대하고 거대한 운명의 끈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결혼허락을 받기까지 오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차유람의 당구 감독 모르게 데이트를 즐겼다. 어느날 감독에게 발각됐다. 감독은 차유람의 진심을 받아 들였다. 차유람의 친언니도 설득했다. 예비 장모님의 허락도 받아냈다. 예비 장인과는 남자 대 남자로 만나 7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결국 이제부터 아들로 생각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한창 반대가 심할 때는 차유람 씨가 저와 함께 프랑스로 도망가겠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2년 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군요. 그때까지 제가 여자친구가 없으면 결혼하자고요. 저는 그러자고 했죠. 한국에서 기다릴 용기가 안나 인도 갠지스강 앞의 아파트에서 지내려고 했어요. 결국 인도는 못 갔어요. 그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있을 엄두가 안나더라고요(웃음).”
차유람과 결혼 이야기를 나눌 때 인문학 봉사의 삶을 살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교육제도를 바꾸기 위해 차이에듀케이션을 설립했다. 한국 학교는 학부모의 탐욕과 교육 종사자를 위한 제도라고 단언했다. “너만 잘되면 돼”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교사 시절부터 투쟁했다. 근본부터 바꿔야했다. 지난 5년간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쳤다.
“저는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해외빈민촌에 학교를 설립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15개국에 세웠고, 올해 말까지 5개국에 더 세울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국내 저소득층 공부방에서 일할 인문학 자원봉사자를 가르치는 거예요. 현재 8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전국 각지의 저소득층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원봉사자들도 시간이 지나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떠나곤 했다. 그들이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차이에듀케이션에는 현재 1명의 대표이사와 4명의 직원이 있다. 대표이사는 황희철 대표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맡고 있다. 다른 직원들도 월급을 훨씬 많이 주는 직장을 버리고 온 사람들이다. 차이에듀 1층 ‘차이 인문 까페’는 차유람 언니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 부부는 모든 한국인이 꿈꾸는 호주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왔다. 이지성 작가가 꿈을 위한 삶을 살자고 설득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지성 작가는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이에듀케이션에 기부하고 있다.
“난 평생 이렇게 살 것 같은데, 날 이해해주고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겠냐고 물었어요. 차유람 씨가 함께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고맙더라고요. 인도 빈민촌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평생의 반려자로 확신했습니다.”
차유람도 이지성 작가와 사귀면서 인문학적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최근에 발간한 ‘생각하는 인문학’의 첫 번째 독자는 차유람이었다. 차유람은 좀더 밝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지성 작가는 자신이 낸 책은 치열하고 처절한데, 유독 ‘생각하는 인문학’만큼은 따뜻하다고 말했다.
3편에 계속.
[사진 위 이지성, 차유람 커플 모습. 사진 아래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차유람. 제공 = 차이에듀케이션]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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