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측 어깨 충돌증후군.
7일 목동 넥센전서 공 12개를 던지고 갑작스럽게 강판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두산 관계자는 니퍼트가 오른팔 상완부 뒷부분 통증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8일 정밀검진 결과 오른쪽 어깨 충돌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큰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 별도의 약물 및 물리치료도 필요 없는 수준. 하지만, 보강운동은 필요하다. 김태형 감독은 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니퍼트 거취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니퍼트가 몸에 이상을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1년 두산에 입단하기 전부터 우측 견갑골 석회화로 고생했다. 2013시즌에도 같은 증세로 2개월간 1군에서 빠졌다. 지난해에도 등 근육 통증으로 잠시 1군에서 빠졌고, 올 시즌에도 골반 통증으로 개막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남들보다 약간 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확실히 니퍼트의 몸은 특별관리가 필요하다.
▲대체불가 자원
니퍼트는 두산에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 5년째 두산에서 뛰고 있다. 현역 KBO리그 최장수 외국인투수. 두산에 대한 그의 애정과 충성심은 상상 이상이다. 지난해 팀 마운드 사정이 최악이었을 때 불펜 등판을 자청했다. 지금도 매달 자비로 사회 소외계층의 홈 경기 관람을 돕는다.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 선수는 흔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두산 선발진에서 니퍼트의 비중은 크다. 두산은 현재 4~5선발이 불안하다.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니퍼트는 외국인 에이스로서의 상징성이 여전하다. 니퍼트가 마운드에 오를 때 두산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상대가 버거워하는 분위기는 분명히 감지된다.
올 시즌 3승3패 평균자책점 4.67로 고전하는 건 맞다. 그러나 2m가 넘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는 여전히 타자에겐 버겁다. 같은 팀의 김현수조차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오면 도저히 칠 수 있는 각도가 나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니퍼트 특유의 높은 볼에 당하면 안 된다. 타점이 높으면 높은 공도 스트라이크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타자들이 니퍼트에게 많이 익숙해졌지만, 니퍼트도 한국 타자들의 특성을 활용할 줄 안다. 니퍼트에겐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노련미가 있다. 이런 그를 다른 외국인투수와 바꾸는 건, 두산으로선 엄청난 모험이다. 이미 두산도 지난 4년간 그의 부상 전적을 감안, 세심하게 관리해왔다.
▲종합적 재점검 필요하다
모든 투수가 매 경기 좋은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순 없다. 하지만, 올 시즌 니퍼트는 확실히 투구 기복이 심해졌다. 10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는 단 4회였다. 5월 21일 잠실 삼성전, 5월 27일 창원 NC전, 6월 2일 잠실 KIA전서 연이어 대량실점하며 무너졌다. 최근 니퍼트는 특유의 위에서 내리 꽂는 직구의 각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이 어중간한 높이에서 제구 되면서 장타를 맞는 모습도 심심찮게 포착된다.
본래 니퍼트는 기복이 심한 투수가 아니었다. 강속구 못지 않게 좋은 변화구와 경기운영능력을 갖고 있었다. 국내 타자들을 활용할 정도로 KBO리그에 충분하게 적응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국내타자들이 니퍼트의 공을 어렵지 않게 공략한다. 이 부분이 부상 등 컨디션 난조와 연관이 있는지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이긴 하지만, 어깨는 투수의 투구에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몸 상태 점검과 함께 투구밸런스 점검도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1군에서 빠진다면, 오히려 열흘간 시간을 벌 수 있다.
두산은 니퍼트의 어깨충돌증후군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부상 경력도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특히 마운드가 불안한 두산으로선 니퍼트 변수가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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