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정말 만만한 상대는 없다.
정규시즌 3~40%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4년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아직 선두독주체제를 갖추지 못했다. 11일 대구 한화전을 내주면서 시즌 첫 5연패. NC에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갔다. 확실히 예년과는 다르다. 삼성의 성적이 나쁜 건 아니지만,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던 2012년 이후 가장 고전하는 건 틀림없다.
삼성이 고전하는 증거. 상대전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정규시즌 4연패를 일궈냈던 결정적인 원동력은 확실한 천적관계 형성. 류중일 감독도 일전에 "하위권 팀들을 압도적으로 많이 이겼고 상위권 팀들과는 대등한 승부를 했다"라고 회상했다. 삼성뿐 아니라 과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모든 팀이 확실히 잡고 가는 1~2팀이 있었다. 하지만 전력이 평준화 된 올 시즌, 삼성에 더 이상 만만한 상대는 없다. 전통적으로 천적이었던 팀들에 고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달라진 한화·KIA전
삼성은 전통적으로 한화와 KIA에 강했다. 정규시즌 4연패의 시작이었던 2011년. 한화에 9승10패로 약간 밀렸다. 그러나 2012년 13승6패, 2013년 12승4패, 2014년 11승4패1무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지난 4년간 45승24패1무. 2011년 고전했다고 해도 최근 3년간 워낙 강했다. 사실 2010년에도 15승4패, 2009년 14승5패, 2008년 11승7패 등 삼성은 전통적으로 독수리 천적이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한화는 달라졌다. 삼성은 9~11일 대구 3연전을 스윕 당했다. 2008년 6월10일~12일 이후 7년, 2555일만의 3연전 스윕패. 김 감독은 "삼성이 좋지 않을 때 만난 것이다"라고 했지만, 한화는 확실히 예전보다 끈끈해졌다. 올 시즌 한화전 전적은 2승6패. 9개구단 상대전적 중 가장 나쁘다. 삼성과 한화의 천적관계는 180도 뒤바뀌었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KIA도 압도했다. 2011년 12승7패, 2012년, 12승6패1무, 2013년 12승4패, 2014년 12승4패. 지난 4년간 48승21패2무. 한화보다 KIA에 더 강했다. 삼성의 정규시즌 4연패에 한화와 함께 KIA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 KIA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3승3패로 팽팽하다. 심지어 5월22일~24일 광주 3연전서는 1승2패로 밀렸다. 12일부터 열릴 광주 3연전이 천적관계 재형성 혹은 반전을 향한 중대변수가 될 수 있다.
▲만만한 상대는 없다
전통적으로 손쉬웠던 한화와 KIA가 더 이상 삼성에 손쉽게 승수를 헌납하지 않는다. 심지어 한화에는 크게 밀렸다. 삼성은 올 시즌 두산과 KT에 패배 없이 4승을 챙겼다. 하지만, 두산은 본래 만만한 팀이 아니다. 완벽한 천적관계를 형성했다고 볼 수 없다. 막내구단이자 최하위 KT는 연이은 트레이드, 외국인선수 교체 등으로 6월 들어 확실히 힘이 생겼다. 그동안 대부분 팀이 KT에 강했기 때문에 애당초 KT전 압도가 순위싸움에 반영되지도 않았다.
삼성과 본격적으로 선두싸움에 나선 NC 케이스가 흥미롭다. 확실한 천적관계를 형성, 눈길을 끈다. NC는 KT를 5승1패로 압도한 것 외에도 KIA에 7승2패, 넥센에 4승으로 압도하고 있다. 물론 KIA와 넥센을 계속 압도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삼성과 선두싸움을 벌이는 결정적인 원동력인 건 분명하다. 2팀을 압도하는 삼성과는 달리 무려 3팀이나 압도하고 있다. 물론 NC는 LG만 만나면 잘 풀리지 않는다. 1승6패1무. 그렇다고 해도 1군 데뷔 3년만에 LG를 제외한 모든 팀과 대등하거나 압도적인 승부를 벌이고 있는 건 분명 인상적이다.
류 감독은 수 차례 "만만한 상대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현 시점서 상대전적을 체크해보니, 사실이다. 올 시즌 삼성은 타 팀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투수력이 좋아졌지만, 타격과 기동력이 다소 떨어졌다. 반면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팀의 전력이 좋아졌다. 결과적으로 천적관계는 뒤바뀌었고 삼성은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순위싸움 고전은 의외로 장기화될 수도 있다.
[삼성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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