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주간 성적 5승 1패, 승률 8할 3푼 3리. 시즌 전적은 33승 28패로 승패 마진 +5다. 한화 이글스가 이렇게 무서워졌다. 단순히 시즌 성적만으로 말하는 게 아니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야구를 한다는 게 골자다. 한화는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 팀으로 변했을까.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3으로 이겼다. 이번에도 역전승으로 위닝시리즈 장식. 4회까지 0-3으로 끌려가다 5회말 3-3 동점을 만들었고, 6회말 대거 4득점으로 7-3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계투진이 승리를 지켜냈다. 이기는 패턴이 만들어진 셈이다. 삼성전 스윕 포함 최근 3연속 위닝시리즈다.
지난 9~11일 대구 삼성 3연전 싹쓸이로 상승세를 탔다. 3경기에서 18점을 올렸고, 실점은 6점뿐이었다. 매 경기 2점으로 삼성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결정적 순간 홈런이 터졌다. 9일 김태균 멀티포, 10일 신성현 만루포, 11일 최진행 투런포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터졌다. 선발투수 미치 탈보트(완투승)와 안영명, 쉐인 유먼이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고, 계투진은 단 한 점도 주지 않았다. 강팀의 야구였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싹쓸이도 좋지만 승패 마진 +4가 된 게 의미 있다"고 말했다.
12일 대전 LG전을 연장 끝에 내주며 위기감이 맴돌았다. 0-5로 끌려가다 6-5 역전에 성공했으나 결국 연장 끝에 7-10으로 졌다. 권혁과 윤규진을 모두 쓰고 진 경기라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날(13일) 대체 선발 송창식의 5이닝 2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호투와 계투진의 무실점 역투, 타선 폭발에 힘입어 8-1 완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무엇보다 0-1로 끌려가던 경기를 집중타로 뒤집은 부분이 돋보였다. 4회말 1-1 동점을 만든 뒤 5회말 6점을 폭발시켰다.
이날도 그랬다.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탈보트가 흔들렸다. 3회까지 3점을 내줬고, 투구수도 많았다. 게다가 3회말 무사 만루 절호의 기회에서 강경학과 정근우가 삼진, 김태균이 투수 직선타로 물러나 단 한 점도 얻지 못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한화의 승리를 낙관하긴 쉽지 않았다. 그러나 5회말 정근우의 2타점 2루타와 상대 보크로 동점을 만들며 흐름을 바꿨다. 6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이용규의 역전타가 터졌고, 강경학, 정근우가 연달아 적시타를 발사, 7-3까지 달아났다. 승리는 한화의 몫이었다.
지난해까진 한화가 초반에 실점하면 지는 패턴이 익숙했다. 따라가는 힘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화 김재현 타격코치는 "선수들의 패배의식이 사라졌다"고 했고, 2004년부터 한화에서만 뛴 고동진은 "지고 있어도 따라가는 힘이 붙은 것 같다.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직 강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팀이 쉽게 볼 수 없는 팀이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의식 변화가 경기력의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또 하나. 만족이란 없다. 김 감독은 12일 LG전 패배를 무척 아쉬워했다. 전날 경기를 앞두고는 "+5가 되면 상위권을 추격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어제 같은 경기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했고, 이튿날에도 "12일 경기를 잡았으면 상위권에 붙었을 것이다. 우리는 매일이 승부처"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정말 힘든 훈련을 버텨냈으니 억울해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현재 리그에서 유일하게 3연패가 없는 팀이 바로 한화다. '캡틴' 김태균에 따르면 2연패 후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 "오늘은 이기겠네"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다. 이기는 경기가 당연히 더 많아졌다.
특히 6월 들어 선수들의 타율 변화가 눈에 띈다. 이용규(0.354)와 정근우(0.350), 강경학(0.341), 최진행(0.343)의 6월 타율이 3할대 중반이었다. 김태균은 4할 1푼 7리로 아주 좋았다. 특히 5월 타율 2할 3푼 2리로 부진에 허덕이던 정근우가 완전히 살아났다. 무려 체중 7kg을 감량하고 날렵한 움직임을 되찾았다. 전날 결승 2타점 2루타, 이날 쐐기타 모두 정근우의 몫이었다. 김경언과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의 공백으로 위기가 찾아오는 듯했으나 나머지 선수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은 것도 크다.
김 감독은 "선수들 몇 명 빠진 상태라서 지금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지 모른다"면서도 "투-타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몰라보게 무서워진 한화의 상승세, 정말 심상치 않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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