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최동훈 감독은 충무로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한국영화계에서 최동훈 감독만큼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는 인물도 드물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모험소설과 만화, 삼국유사와 한국 단편소설 등을 탐독하며 이야기를 저글링처럼 갖고 노는 능력을 습득했다. 스토리텔링 DNA는 영화광의 취향과 만나 스크린에서 분출했다.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의 스토리텔링은 ‘타짜’ ‘전우치’ ‘도둑들’로 이어지며 더욱 탄력을 받았다. 이 영화들의 단 한가지 공통점을 꼽는다면 ‘쿨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신파는 없고, 끈적끈적한 감정도 없다. 그는 늘 프로페셔널의 세계에 매료됐다. 프로가 승부의 세계에서 이기려면 감정 따위는 내려놓고 쿨하게 행동해야한다. 그의 인물들은 자신이 최고라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프로들이었다.
최근 공개된 ‘암살’ 예고편과 메이킹 영상을 보면 그의 영화 세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암살’은 1933년 상해와 경성을 배경으로 암살작전을 위해 모인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리고 청부살인업자까지, 조국도 이름도 용서도 없는 이들의 서로 다른 선택과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 역시 프로가 등장한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저격수 전지현,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청부살인업자 하정우, 임시정부의 촉망받는 에이스 이정재가 각자의 신념을 갖고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최동훈 감독은 최근 ‘암살의 시작’ 영상에서 “쿨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후다닥 사라지는” 기존의 영화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애국심이 생겼다”며 “여기 나오는 인물들을 오랫동안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암살’은 최동훈 감독의 감정의 온도가 올라가는 첫 번째 영화가 될 것이다.
[사진 = 최동훈 감독. '암살' 포스터. 제공 = 쇼박스 및 마이데일리 DB]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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