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LG에 와서 돕고 싶다"
LG를 떠나게 된 잭 한나한(35)이 '마지막 소회'를 드러냈다. 한나한은 18일 잠실구장 VIP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를 떠나게 된 심경,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한나한은 종아리 부상을 딛고 지난 5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 타율 .327 4홈런 22타점으로 활약했으나 3루 수비로 나설 만큼 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해 결국 LG는 루이스 히메네스와의 교체를 택했다.
한나한은 "부상을 당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천에서 재활을 했다. 이천에 있는 재활훈련장이 매우 좋았다. 미국에서 15년을 뛰었지만 이렇게 좋은 시설을 갖고 있는 구단은 없었다. LG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가장 먼저 팬들과 구단에 있는 모든 분들, 코칭스태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상으로 인해 한국에서 야구를 그만두게 됐지만 짧은 기간 동안 1,2군에 있으면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과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면서 더 큰 기대감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국 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팬들은 처음봤다. 단순히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야구를 알고 응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야구장 밖에서도 반겨주고 가족들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줘서 감사하다"
다음은 한나한과의 일문일답.
- 직접 경험한 한국 야구는 밖에서 들은 것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야구를 잘 몰랐고 큰 기대를 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가장 놀란 것은 야구를 할 때 매우 진지하다는 점이었다. 분명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가서 잘할 선수가 있을 것이다. 좋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있어 세계에서도 인정 받을 능력을 갖고 있다"
- 지금 정확한 자신의 몸 상태는.
"시즌 동안 아무런 통증 없이 야구를 하는 선수는 없다. 캠프에서 부상을 당해 전체적인 스케쥴도 꼬였고 합류도 늦어졌다. 몸 상태를 100%로 만들지 못하고 1군에 올라와서 경기를 했다. 경기를 할 때도 약간 허리 통증이 있었다. 지난 토요일 경기 이후 통증이 생각보다 심해졌고 이로 인해 더이상 뛰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혹시 은퇴를 고려하는 것은 아닌가.
"당연히 몸과 마음은 선수를 하고 싶지만 현재 상태가 통증이 많이 있어서 다시 경기를 하겠다는 이야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국에서 치료를 한 다음에 결정할 것이다"
- 부상이 있었음에도 LG에서 거듭 도전한 이유는.
"모두가 승리를 위해 자신의 일을 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가치라 본다.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나도 당황했고 많이 뛰지 못했는데 팀이 부상 선수가 많고 분위기가 다운되는 타이밍이라 나 스스로도 빨리 올라가서 경기에 뛰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한적은 없었다. 통증은 조금 있었지만 경기에 꼭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향후 가능하면 LG에서 함께할 수 있나.
"일단 가족들과 미국에 돌아가서 재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재활을 진행하고 선수 생활을 할지 은퇴를 할지 결정할 것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LG에 와서 돕고 싶다"
-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존)가 집 근처에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너무 낯설어서 어려워 했지만 지금은 유치원을 끝나고 오면 '다시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다. 며칠 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얘기했을 때 아이가 울면서 '가기 싫다'고 했었다"
-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만한 KBO 리그 선수는 누가 있나.
"10개 구단 밖에 없지만 많은 선수들이 재능이 있다. 만약 올 시즌 끝까지 뛰었다면 선수들의 장단점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 딱히 누구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 LG에서 성장세를 보인 유망주가 있다면.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질문을 많이 한 선수는.
"오지환이 나에게 질문도 많이 했고 내가 있는 동안 성장도 많이 한 선수다. 매일 오지환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 즐거웠고 미국에 가서도 오지환이 뛰는 것을 지켜볼 생각이다. 오지환 외에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이 언젠가 성장해서 LG에 큰 힘이 될 것이다"
- LG를 위해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야구는 기복이 있는 종목이다. 더불어 멘탈도 중요하다. 여러 팀에서 뛰어봤지만 야구를 잘 하는 팀의 특징이 업 앤드 다운을 최소화하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신구 조화가 잘 되는 팀이 최고의 팀인 것 같다. LG에게도 그런 부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잭 한나한(35)이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