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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이병헌이 대중들의 비난 여론을 정면돌파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영화계에서 가장 이름이 많이 거론된 인물을 꼽자면 단연 이병헌이다. 추문에 휩싸이면서 이병헌이라는 한 사람 때문에 영화 개봉일자가 변경될 정도로 업계에서는 ‘역대급 사건’이었다. 그만큼 이병헌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었으며, 많은 작품들이 그의 스타성에 기대 진행됐고, 대중 역시 ‘배우 이병헌’을 믿었다.
대중의 믿음은 화살이 돼 돌아왔다. ‘50억 협박 사건’은 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병헌의 승리였지만 도덕성 면에서는 이병헌의 패배나 다름없었다. 믿고 보는 배우였던 이병헌은 어느 순간 보기 싫은 배우로 전락했다. 한국 활동도 전면 중지됐다. 영화 뿐 아니라 CF에서도 더 이상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대중은 지난 2009년 한 차례 추문에 휩싸였던 이병헌을 받아들여줬지만 이번은 달랐다.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의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말로 예정됐던 개봉일을 연기했다. 연말 개봉이 확정된 것이 아니었으며 후반 작업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다. 또 다른 그의 작품인 ‘내부자들’ 배급사 쇼박스 측도 개봉일을 조율하지 못한 채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봉일을 함구해 온 롯데가 급작스럽게 ‘협녀, 칼의 기억’의 개봉일을 8월로 확정했다. 자연히 주연배우 이병헌 또한 작품의 홍보를 위해 관객 앞에 설 수밖에 없게 됐다.
사실 이병헌은 조금 더 리스크가 적은 컴백 방법을 택할 수도 있었다. 자신이 메인으로 나서야 하는 한국영화가 아닌 할리우드 스타의 그늘 속에 숨을 수 있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로 컴백하는 방법도 존재했다. 영원한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내한, 미드 ‘왕좌의 게임’으로 세계적으로 떠오른 라이징 스타 에밀리아 클라크의 첫 내한 행사가 동반되는 만큼 이병헌에게 쏠릴 관심이 분산될 것이 뻔했다. 하지만 이병헌은 현재 미국에서 촬영 중인 할리우드 영화 ‘황야의 7인’의 스케줄을 조율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선봉에 서서 대중의 화살을 직접 받아내야 하는 정공법 단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이미 이병헌은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 ‘협녀, 칼의 기억’은 스펙터클한 사건 보다 배우가 끌고 가는 힘에 기대야 하는 영화인만큼 위험 부담을 떠안고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영화 자체가 가진 힘이 흥행의 성패를 좌우하겠지만, 이병헌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센 만큼 이를 무시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이병헌은 7월 중 귀국해 ‘협녀, 칼의 기억’의 홍보활동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병헌은 대중들을 향해 물의를 빚어 미안하다는 사과를 해 왔지만 그럼에도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영화 개봉을 맞아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역시 그의 사과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제 그가 믿을 건 자신의 연기력 밖에 없다. 과연 연기력만으로 자신의 사생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배우 이병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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