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윤욱재 기자] "원래 그 정도 할 수 있는 아이야"
'6월 타율 1위'를 질주하는 NC '안방마님' 김태군(26)의 활약에 대한 말에 김경문 NC 감독은 이미 김태군의 잠재력을 아는 듯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했다.
김태군의 활약이 뜨겁다. 지난 19일 마산 한화전에서 8회말 윤규진으로부터 좌중월 결승 솔로 아치를 그린 김태군은 6월에만 타율 .463(41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뿐인가. 원종현이 암 투병으로 공백을 보이고 찰리 쉬렉이 퇴출되는 등 다소 어수선해질 뻔했던 투수진을 리드하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김태군을 빛나게 하는 훈장은 바로 '전 경기 출장'. 체력 소모가 심한 포지션은 포수가 한 시즌에 전 경기를 출장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그걸 지금 김태군이 해내고 있다.
▲ '아버지'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이 대견하다
포수 출신인 김경문 감독은 요즘 김태군이 대견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태군은 팀의 65경기를 모두 출장하며 '극한직업'에 가까운 올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따금씩 찾아 오는 고비를 스스로 넘기며 성장하고 있다.
"포수는 결국 경험이다"라는 김경문 감독은 "직접 투수를 리드하면서 맞아도 보고 블로킹하면서 미스도 하면서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게 포수"라고 했다.
이어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이 여러 고비들을 참고 이겨내고 있다. 그래서 타율도 많이 올랐다. 근래 들어 하위타선에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어렵고 좋지 않을 때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잘 하면 더 보람이 생긴다"라고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 김태군은 NC에 오자마자 주전 포수를 꿰찼지만 올해는 진정한 최고의 포수로 거듭나기 위해 발판을 마련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 '아들' 김태군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사실 김태군의 전 경기 출장 행진은 마감될 뻔했다. 지난 11일 인천 SK전 선발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이미 많은 경기에 나서 피로가 축적된 여파였다.
그런데 웬걸. 이날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고 김태군의 기록 행진은 다음날부터 이어질 수 있었다. "하늘이 도와준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비가 와서 취소되길 바랐다"는 게 김태군의 솔직한 심경.
전 경기에 나서는 포수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솔직히 힘들다"라고 말하면서도 "주변에서 군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나에겐 더 자극이 됐다. 개인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야구에만 매진하고 있다"라는 말로 주변의 걱정 아닌 걱정이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음을 말했다.
과연 김태군은 올해 전 경기 출장이란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는 "결과를 만들어 놓으면 나에게 큰 재산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를 표했다.
김경문 감독이 김태군을 너무 혹독하게 키우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김태군은 "(김경문) 감독님이 겉으로는 나를 강하게 키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 아버지처럼 느껴진다. 나를 아들처럼 챙겨주신다"라고 말했다.
김태군은 이날 결승 홈런을 때린 것은 물론 에릭 해커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는데 "찰리가 떠나서 더 잘 챙겨주고 싶었다"는 말에서 그의 의젓함을 엿볼 수 있다.
[김태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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