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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항상 밝기만 했던 김수현과 도도하기만 했던 아이유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이 흘린 눈물은 사랑과 배신으로 인해 생긴 쓰라린 마음의 생채기 때문이었다.
19일 방송된 KBS 2TV 금토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 11회 '시청률의 이해' 편에서는 백승찬(김수현)이 선배인 탁예진(공효진)에게 진심 어린 고백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승찬은 온 힘을 다해 용기를 냈지만, 예진에게 승찬은 여전히 귀여운 후배일 뿐이었다.
승찬에게 짝사랑만 하던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과감한 키스 후 승찬은 예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새로운 관계보다, 기존의 관계를 지켜내는 게 더 어려운 일"이라는 예진에게 승찬은 "그 관계를 지키려다 기회를 놓쳐봤다. 지금 생각하면 원래 지키려던 관계가 뭐였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고 맞서며 예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어필하려 노력했다.
그런 승찬이 예진은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키스를 한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예진이었지만, 계속된 그의 마음 씀씀이가 걸렸다. 결국 예진은 연애 고수라는 '뮤직뱅크' 막내작가 김다정(김선아)에게 조언을 구했다. 다정의 조언은 단순했다. 양다리를 걸치던가, 아니면 미안한 쪽과 헤어지라는 것. 그 말을 들은 예진은 뭔가 결심한 듯 굳게 입술을 다물며 생각에 잠겼다.
이후 승찬은 예진에게 받을 빚을 빌미로 데이트를 즐겼다.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 식사를 했다. 즐거운 시간이 지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예진이 먼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예진은 "너 정말 괜찮은 남자야. 정말 착하고 따뜻하고 멋있어서...내가 너무 미안한데 어떡하니?"라며 그를 조용히 안아주면서 "내가 굉장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한 거절 표시였지만, 승찬은 절박한 표정으로 "바뀔 수도 있는 거잖아요. 미안했다가 고마웠다가 당연해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라며 "저한테도 시간을 주셔야 되는 거 아니예요?"라고 매달렸다.
그러나 승찬은 쓸쓸히 홀로 돌아가는 길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자신을 남자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기에 고백을 거절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서럽게 눈물을 쏟아냈다.
한편, 신디(아이유)는 변대표(나영희)의 계략에 빠져 한 순간에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다. 단순한 근황 인터뷰인 줄 알았지만, 신디의 부모님에 대한 집요한 질문이 이어졌고, 결국 신디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부모가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이어 거짓말을 한 이유가 바로 변대표 때문이라는 말을 꺼내려던 순간, 변대표는 인터뷰를 서둘러 종료시켰다.
불과 조금 전까지 인터넷에서는 승찬의 아이디어로 찍었던 '1박 2일' 예고편 덕분에 '거지 신디'라 불리며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가던 신디였지만, 이 일로 거짓말이 온 천하에 밝혀지면서 연예인으로서의 생명도 끝나가는 듯 했다. 신디는 멍하니 길 거리를 배회했고, 그 순간 그토록 보고 싶었던 승찬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상실감은 더욱 깊어졌다.
신디의 몰락으로 불똥이 튄 것은 다름아닌 그녀가 고정 출연 중이던 '1박 2일'이었다. 가뜩이나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 위기에 몰려 있던 터라 라준모(차태현)를 비롯한 제작진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장인표(서기철) 예능국장은 라준모를 불러 신디를 프로그램에서 하차 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했지만, 라준모는 과거 유나 사건을 떠올리며 "이번만은 제 뜻대로 하겠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PD로서 자신의 출연자를 끝까지 챙기겠다는 책임감이자 배려였다.
상심해 쓰러져 자고 있던 신디는 갑작스런 물세례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고, 그의 눈 앞에는 거짓말처럼 백승찬을 비롯해 '1박 2일' 제작진이 빙 둘러 서 있었다. 환한 미소와 함께 "신디, 어서 촬영가야지"라고 말하는 라준모의 말을 듣고 꿈이 아닌 현실임을 인지한 신디는 결국 그 자리에서 서러움과 기쁨이 공존하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다 끝난 줄 알았던 신디 로드 매니저(최권)의 눈시울도 어느새 붉어져 있었다.
승찬과 신디는 분명 가슴 깊이 상처를 받아 그 아픔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사랑'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승찬은 이루지 못한 사랑에, 신디는 자신을 향한 '1박 2일' 제작진의 변함없는 사랑에 각각 아파하고 감동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눈물과 함께 새로 시작될 이들의 운명은 또 다른 희망을 엿보게 했다. 그 희망이 이들에게 다시 웃음을 찾아주지는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수현과 아이유. 사진 = KBS 2TV '프로듀사'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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