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1번에만 가면 타율이 떨어진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확실한 톱타자가 부족했다. 박한이가 2000년대 막판까지 수년간 톱타자로 뛰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인 고민이 있었다. 또한, 박한이가 전형적인 톱타자도 아니다. 그나마 배영섭이 톱타자 자리를 꿰찬 뒤 고민을 하지 않았으나 2013시즌 이후 군 입대(경찰청)하면서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류중일 감독은 2014시즌 당시 정형식을 비롯해 몇몇 선수를 1번타순에 넣었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톱타자를 꿰찬 선수는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 나바로는 지난해 1번을 치면서도 홈런 30개를 치는 등 중심타자 역할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하지만, 나바로는 올 시즌 선구안이 약간 무뎌졌다. 타율과 출루율이 떨어졌다.
결국 류 감독은 다시 한번 타선에 손을 댔다. 나바로를 중심타선으로 돌리고 박한이를 톱타자에 놓았다. 최근 수년간 2번 혹은 6번으로 뛰었으나 박한이는 역시 팔방미인이었다. 21일 인천 SK전서 톱타자에 복귀한 뒤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7회 결승 투런포 포함 3안타 2타점 2득점. 이날 전까지 올 시즌 박한이의 톱타자 성적이 22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타율 0.136이었던 걸 감안하면 완벽한 반전이었다.
박한이는 1회 선두타자로 등장, 윤길현에게 우전안타를 뽑아낸 뒤 박해민의 좌중간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3회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5회 좌전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7회 자신의 방망이로 승부를 갈랐다. 2-2 동점이던 1사 2루 찬스. SK 윤길현에게 볼카운트 1B2S서 134km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 비거리 120m 중월 결승투런포를 쳤다.
이날 2번타자로 등장한 박해민도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결국 박한이-박해민 테이블세터가 결승타 포함 8타수 6안타 3타점 2득점 맹활약을 펼친 것. 류중일 감독의 타순변경도 성공했고, 박한이의 집중력도 오랜만에 빛났다. 박한이의 활약 덕분에 이날 삼성타선은 오랜만에 찬스 연결과 공격 작업이 유기적으로 돌아갔다.
박석민이 1군에서 제외된 상황. 어차피 나바로는 박석민의 복귀 전까지는 클린업트리오로 뛸 수밖에 없다. 결국 박한이가 당분간 톱타자로 뛰어야 한다. 이날처럼만 하면 류중일 감독은 더 이상 톱타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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