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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머리를 단발로 짧게 자른 가수 박지윤은 긴 머리였던 1년 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풍겼다. 작은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에게선 순수의 소년과 섹시 디바가 동시에 비쳤다.
대중에게는 꽤 오랜 시간 공백기를 가진 박지윤은 그 동안 여행을 다니고, 자신의 음악 색깔과 손 때가 묻은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알게 된, 가장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싱글로 소비되는 음악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고 감정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정규앨범을 내 놓을 예정이다.
"제가 직접 프로듀싱 했었던 7,8집 같은 어쿠스틱 장르가 될 거에요. 그 때보단 더 화려하다고 할 수도 있고. 싱글 앨범으로 하나만 내는 것은 스스로 저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얘기를 해 보는 가운데 제가 진지하게 해 왔던 음악을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윤종신 오빠에게 말했죠. 그랬더니 '잘 만들어 봐' 하셨어요. 이게, 시간이 걸리는데 하나 하나씩 만들어 가니까 그 과정 자체가 행복해요."
아침에 일어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고, 직접 커피를 만들어 마셨던 박지윤의 하루는 음악 작업 덕분에 조금은 바뀌었다. 규칙적이었던 패턴에서 가끔은 낮밤이 바뀌기도 한다. 앞서, '미스터리'(Mr.Lee), '빕'(Beep) 때는 퍼포머로서 비쳐졌다면, 이젠 오롯이 뮤지션이다.
"음악 회사를 10년 만에 들어오게 되면서, 제 음악에 대해서 종신 오빠에게 다 맡겼었어요. 프로듀서의 생각과 저의 생각은 분명히 다를 텐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애매해 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콘셉트와 음악 등 방향성은 오롯이 맡겼죠. 앞선 활동은 퍼포머로서 집중해서 작업을 했었어요. 이후에 30대 중반의 여자 가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깊이 고민을 하게 됐고, 제 정답은 내 음악을 더 해야겠다는 거였어요."
이런 박지윤의 생각을 윤종신은 잘 이해했고, 흔쾌히 그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해줬다. 박지윤은 어린 시절 데뷔해서 아이돌로서의 삶,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음악을 하는 삶을 모두 경험해 봤기 때문에 오늘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음악이나, 이미지에 있어서 더 이상 소비만 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어요. 더 이상은 그렇게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원래 제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로 살아야 되겠다고 느꼈죠. 제 음악의 변화는 비단 음악적인 것뿐만 아니라, 인간 박지윤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어요. 많은 프로듀서는 화려한 제 외모에 맞는 음악을 만들길 원했지만, 제 스스로는 늘 달랐거든요. '성인식' 같은 느낌일 것 같지만 제 음악세계도 실제 성격도 사실은 반대에요."
'성숙'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박지윤은 그렇게 자신의 음악 색깔을 확실하게 찾았고, 가수로서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하는 사람으로 앞으로도 오랫동안 걷고 싶다고 했다.
"성장하고, 성숙한 제 감정을 음악에 녹여내고 싶어요. 공연을 하고, 음악을 만들고, 그렇게 가수로 가고 싶어요. 먼 훗날에도 지금의 모습과 특별히 달라지지 않는, 가수로서의 삶을 살 것 같고,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가수 박지윤. 사진 = 미스틱89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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