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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한국 유니버시아드 남자농구대표팀에는 정통센터가 없다.
이종현(고려대)은 미국 무대 도전을 위해 이번 대표팀에서 빠졌다. 김종규(LG)는 군사훈련 관계로 빠졌고 김준일(삼성)은 무릎 부상으로 이번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개막 직전 하차했다. 때문에 한국은 이승현(오리온스)을 축으로 최준용(연세대), 정효근(전자랜드), 강상재(고려대) 등이 골밑을 맡는다. 하지만, 이들은 소속팀에서 정통 5번의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물론 이번 대표팀에는 박인태(연세대), 이대헌(동국대) 등 대학 정상급 빅맨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국제무대서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춘 건 아니다. 결국 지금 한국은 골밑에서 안정적으로 포스트업을 하거나 외곽으로 빼줄 수 있을 정도의 자원이 없다. 이민현 감독이 "김종규, 이종현의 공백이 아쉽긴 하다"라고 말하는 이유.
실전서 요긴하게 활용 가능한 5번 자원이 부족한 건 한국농구의 어제 오늘 고민은 아니다. 대신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는 빅 포워드 자원이 즐비하다. 이 감독은 "1가드 4포워드를 활용하면 역으로 상대에 위협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경우에 따라서 역으로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도 있다. 무수한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센터 없이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을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선 과제가 있다. 4포워드들이 상황에 따라 최소한 빅맨 역할을 돌아가면서 해내야 한다. 그리고 외곽에서 패스 흐름이 원활해야 한다. 또한, 이 시스템은 기동력에 약점이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상대의 빠른 트랜지션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빅 포워드들의 외곽 수비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26일 캐나다 오타와대학과의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풀리그 2차전. 한국은 29점차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전반전까지 오타와대학에 고전했다. 이 부분은 짚어봐야 한다. 빅 포워드 자원은 풍부했지만, 막상 제공권과 외곽포 모두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통 센터가 없다보니 오타와 대학과의 골밑 자리 싸움에서 밀렸다. 태생적인 파워의 부족도 고스란히 부작용으로 드러났다. 결국 리바운드에서 밀렸다. 그렇다고 해서 외곽포에서 상대를 압도하지도 못했다. 무수한 오픈찬스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캐나다는 우직한 골밑 공격에 이어 외곽포까지 터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외곽 수비움직임은 원활하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역전극을 일궈냈다. 오타와 대학은 3쿼터에 급격히 무너졌다. 한국은 강상재가 골밑에서 집중력을 발휘했고, 전반전서 부진했던 이승현이 승부처에서 수 차례 리바운드를 걷어냈고 득점, 어시스트까지 해냈다. 포워드들의 신장이 캐나다에도 크게 밀리지 않으면서 내, 외곽에서 다양한 공격을 파생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오타와 대학이 한국의 세부적인 약점을 물고 늘어지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전력이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도 정통센터 부재의 약점은 분명히 드러났다. 오타와 대학의 전력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이번 대회서 맞붙게 될 러시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비롯, 유니버시아드에서 만날 유럽 팀들은 신장과 파워를 갖춘 팀이 많다. 한국은 리바운드 약점을 개선하고 장신포워드 라인업 가동의 세기를 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한국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사진 = 대한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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