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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강진웅 기자] 유희관(두산 베어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 KBO리그 최고 좌완 투수들의 맞대결은 의외의 타격전으로 전개됐다. 서로 절정의 컨디션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만났기에 ‘명품 투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던 경기는 의외의 상황으로 나왔다. 그리고 승자는 타선의 득점 지원을 등에 업은 유희관이었다.
유희관과 양현종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KIA의 팀간 10차전에서 격돌했다. 하지만 두 투수 모두 절정의 기량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최근 경기에 비해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유희관은 이날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기대보다는 다소 많은 실점이었지만 타선이 9점을 뽑아주며 시즌 11승(2패)을 수확하며 삼성 피가로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유희관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2.85에서 3.01로 높아졌다.
반면 양현종은 6⅓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37에서 1.63으로 높아졌다.
양현종과 유희관의 맞대결은 올 시즌 들어 처음이었다.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개인 최고 페이스를 달리며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때문에 누가 승리할 것인지에 관심이 높았다.
두 투수는 지난해 다섯 차례 맞붙어 3승 2패로 유희관이 앞섰다. 올 시즌에는 이날 처음으로 맞붙는 것이었다. 평균자책점 1,2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날 경기는 흥미를 더했다.
양현종과 유희관은 스타일에 작은 차이가 있다. 양현종은 140km 중후반의 묵직한 패스트볼을 위주로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유희관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30km 전후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완급조절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유희관의 호투는 단순히 구위만 뛰어난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팽팽한 투수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경기는 1회 예상외의 타격전으로 흘러갔다. 두산이 1회초 양현종을 상대로 1사 3루서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후 추가득점은 실패했으나 데이빈슨 로메로와 양의지의 안타도 나왔다.
1회말이 되자 유희관이 또 실점을 내줬다. 유희관은 1회말 1사 1루서 김주찬에게 127km의 높은 패스트볼을 던졌다. 하지만 김주찬이 이를 제대로 받아쳐 역전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2회 두 투수 모두 무실점 투구를 하며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양현종이 추가점을 내줬다. 3회 양현종은 2사 1,2루서 양의지에게 던진 140km의 높은 패스트볼이 역전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양현종이 4실점 이상을 한 것은 지난 4월 9일 NC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다.
이후 두 투수는 모두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양현종은 3회 역전을 허용한 이후 4회부터 6회까지 큰 위기 없이 두산 타자들을 상대했다. 유희관도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KIA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유희관은 6회말 갑작스러운 난조를 보이며 동점을 허용했다. 김주찬을 몸에 맞는 볼, 필에게 2루타를 맞으며 무사 2,3루가 됐고, 나지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4-4 동점이 됐다. 유희관이 4실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16일 KIA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경기는 양현종이 먼저 끝냈다. 양현종은 4-4로 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심동섭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아쉽게 마쳤다. 이날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으며 어려움을 겪었던 양현종이다. 덕아웃으로 내려간 뒤에도 고개를 숙이며 짙은 아쉬움을 보였던 양현종이다.
반면 유희관은 양의지의 3점 홈런 2개 등 타선의 득점 지원을 얻으며 양현종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유희관은 타선이 7회초 4점을 추가해주자 7회말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의 맞대결은 유희관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두 선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투구를 보이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는 말이 나올 경기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끌었던 두 좌완 에이스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이었다.
[유희관(왼쪽),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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