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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셰셰, 양꼬치엔칭따오."
분명 엉터리 중국어다. 또, 중국어를 아예 모르는 시청자들도 '신기하게' 중국어와 경상도 사투리까지 들리는 기묘한 현상이 발생한다.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6'에서 정상훈은 '양꼬치엔칭따오' 캐릭터로 데뷔 이래 가장 큰 전성기를 맞이했다.
정상훈은 처음 만났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최근 높아진 인기에 대해 더욱 활발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평소 친화력 강한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원래 '양꼬치엔칭따오'는 잠깐만 하고 끝날 캐릭터였어요. 글로벌위켄드 코너가 여러 나라의 특파원들이 나오는 거였는데 2주 뒤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특파원을 계획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딱 3주했을 때 피자 CF 제의가 들어왔고 정말 신기했어요. 결국 18주동안 '양꼬치엔칭따오'로 살았습니다.(웃음)"
그는 성동일의 빨간 양말 캐릭터처럼 자신에게도 확고한 캐릭터가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특히 그는 피자 CF에 이어 칭따오 모델로 낙점됐고 윈윈효과를 이뤄내며 그 이후에도 다수의 CF에 출연하며 인기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
개그맨이 아닌 배우로 데뷔, 방송과 뮤지컬을 오가며 지난 1998년부터 약 17여년을 생활했지만 그동안에는 대중에게 친근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고 앞으로 배우로서 더 활동할 수 있는 탄탄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가족들이 기뻐해요. 2012년에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이렇다 할 게 없었거든요. 뮤지컬을 하고 있었는데 코미디 뮤지컬이 없어지는 시기였어요. 그런 와중에 'SNL코리아'에 합류하게 됐고 좋은 기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함 속에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정상훈은 'SNL코리아' 크루들과 제작진에 대한 애정과 그들의 노고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특히 글로벌 위켄드 와이에서 일본인 특파원이자,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강유미에 대해 "순수하고 정말 열심히 일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SNL코리아' 크루들이 새벽 촬영에도 배가 찢어질 정도로 즐겁게 웃는다며 행복한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SNL코리아'는 작가들만 20명이에요. 야외콩트가 3편에 스튜디오 콩트가 4편 정도, 그리고 글로벌 위켄드 와이까지 있어요. A팀과 B팀이 격주로 돌아가는데, 정말 고생을 많이 해요. 그렇다보니 크루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죠.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대본이에요."
정상훈은 'SNL코리아'에 대한 애정과 함께, 자신을 크루로 영입한 수장 신동엽에 감사함을 전했다. 오랜 연극생활로 인해 연기 내공은 탄탄했지만 대중과의 접점이 없었고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 경력이 많지 않았던 탓에 초반에는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는 시즌5부터 합류했지만 정성호, 유병재 등 크루들이 큰 활약을 해 빛을 보지 못했다.
"첫 녹화를 마치고, (신)동엽이 형이 회식자리에서 눈치를 많이 봤어요. 정말 죄송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역할들이 늘어나고 '양꼬치엔칭따오' 캐릭터가 사랑받게 된 후에, 형이 사람들 앞에서 '사실 상훈이 때문에 많이 가슴졸였다'고 고백하더라고요. 이를테면 맛집에 제작진을 다 데려갔는데 입맛에 안 맞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모두 맛집이라고 박수를 쳐주는 분위기니까요. 정말 뭉클하고 언제나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신동엽이 생각하는 친동생 같은 후배는 김생민, 정성화, 그리고 정상훈이다. 결혼 후에도 여러 도움을 줄 정도로 정상훈을 살뜰히 챙겼고 지금의 정상훈을 만든 숨은 조력자이자 은인이다. '촉촉한 오빠들'을 통해 MC 경험을 맛본 그는 많은 MC들 중 신동엽의 편안한 진행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양꼬치엔칭따오'로 정상훈을 처음 알게 된 시청자들은 개그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이후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이 웃는다면 어떨 것 같은지 묻자, 단번에 "그건 배우가 잘못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나오는 건데 그럼 느낌 자체가 달라요. 그 캐릭터를 통해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으려고 하니까 관객들이 웃는 거예요. 배우가 무대 위에서 똑바로 하지 않으면 작품에 누가 되고 관객들에게도 결례가 돼요. 무대 위에서는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 그 역할 자체로 표현돼야 해요."
연극계에서 오랜 생활을 한 정상훈은 함께 연극을 해왔던 배우들이 최근 '널 보면서 뿌듯했다'라는 반응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이를 가리켜 '사랑의 기운'이라고 표현했고 앞으로 활동하는 원동력이 될 거라며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었다.
그가 '양꼬치엔칭따오'로 바쁘게 살았던 'SNL코리아6'는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재정비 후 오는 9월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정상훈은 그동안 황정민과 함께 12월 막을 올리는 뮤지컬 준비에 돌입, 'SNL코리아'의 새로운 캐릭터도 준비할 예정이다.
"순리대로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얻는 게 생긴다고 생각해요. 사실 부담감이나 압박보다는 내려갈 때 잘 내려가는 사람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분들에게 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재미도 드리고 싶어요. 더 바쁘게 살아야죠. 더 새로워질 캐릭터를 기대하세요."
[정상훈.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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