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스크린 속에 제가 있다는 감동보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들인 한 작품이 드디어 개봉하는구나, 라는 감격스러움이 느껴져요. 지금까지 세 번 '마돈나'를 봤는데 제 연기는 아직 부끄럽고 멀었더라고요. 기회만 된다면 앞으로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영화 '마돈나'(감독 신수원)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권소현(29)은 관계자들 사이에서 당차면서도 대견한 배우로 통했다. 극중 임신한 교통사고 환자, 직장 내 성폭행 피해자 등 굴곡진 인생을 산 미나 역을 소화한 권소현은 성공적인 데뷔 연기를 펼쳤다. 이미 영화계에서는 제2의 천우희라고 회자되고 있고 영화 개봉 전부터 소속사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쉽지 않은 역할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권소현은 오히려 걱정이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경로만 달랐을 뿐이지 계속 연기를 해왔던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소현은 지난 2007년 뮤지컬 '뷰티풀 게임'으로 데뷔해 줄곧 배우로서의 활동을 이어왔다.
그럼에도 첫 스크린 연기는 그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마돈나'에 함께 출연한 서영희, 김영민 등 선배 배우들을 따라다니며 배웠고 기죽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다. 극중 노출 장면이나 성폭행 등 힘든 장면은 신수원 감독과 본 촬영 전 리허설을 가질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촬영하기 전에 미나라는 인물에 대해 알고 싶었어요. 공장 장면, 보험사에서의 모습, 사창가로 크게 세 장면으로 나눠서 미나를 생각해봤고 장면마다 100가지 이상 질문리스트를 만들었어요. 미나가 향수를 뿌릴까, 미나의 이름 한자 뜻은 뭘까, 속옷 스타일은 어떨까 등 사소한 것들을 생각하고 연기에 임하니까 조금은 수월하게 현장에서 미나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권소현은 연극을 통해 캐릭터 분석과 몰입이 단련돼있었고 밝은 성격이 큰 도움이 됐다. 미나 캐릭터가 권소현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했지만, 평소 활달하고 애교많은 권소현은 촬영장에서 더욱 씩씩하게 이겨냈고 소속사 없이 혼자 장거리 운전과 연기까지 스스로 해냈다.
"미나 연기를 마치고 주변에서 정신과 상담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그런데 저는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어느 정도는 몸을 사리면서 미나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쉬운 반면에 사생활적으로 크게 힘든 건 없었어요. 촬영할 때도 밝게 있다가 촬영 시작 30분 전에 혼자 다른 곳에 가서 마음을 가다듬고 연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극중 만삭의 임산부 연기로 분장을 해야했던 권소현은 미나 캐릭터 중 그 장면이 가장 덜 버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와 사랑받음을 느끼게 된 미나의 상황에 몰입했고 첫 실제로 임신한 것처럼 행복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다름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돈나'는 어쩌면 먼 이야기가 아닌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적 폭력에 대해 시사한다. 권소현 또한 최근 댓글을 통해 '다르다'가 아닌 '틀리다'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언급하며 조심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어릴 적 꿈이, 내가 예쁜 얼굴이 아닌데 나로 인해 다양한 배우의 얼굴과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이 사실 열심히 볼 거라는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힘든 영화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관객 분들이 정말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권소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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