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하 한국)이 2015 월드리그에서 2승 10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국은 5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브레스트의 브레스트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대륙간 라운드 예선 12차전 프랑스전에서 세트스코어 1-3(25-23 23-25 18-25 15-25)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2승 10패로 D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프랑스(12승)가 1위, 일본, 체코(이상 5승 7패)가 각 2, 3위에 올랐다.
한국은 1승 10패를 기록 중인 E조 포르투갈이 최종전에서 핀란드에 세트스코어 3-0 또는 3-1 승리를 거두면 3그룹으로 밀려난다. 월드리그는 A,B조를 1그룹, C~E조를 2그룹, F~H조를 3그룹으로 편성하는데, 2그룹 최하위를 다음 시즌 3그룹으로 강등시킨다.
다른 국가의 경기 결과에 따라 2그룹에서 3그룹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할 만큼 초라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득도 적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은 게 수확이다. 문용관 한국 감독은 "이민규, 송명근, 송희채, 오재성, 서재덕 등은 대표팀에서 주전을 이렇게 오래 해본 적이 없다"며 "12경기를 하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문 감독의 평가대로 대표팀은 월드리그를 치르면서 점차 달라졌다. 홈경기에서 부상을 안고 뛴 유광우와 세터 포지션을 나눠맡았던 이민규는 유광우가 빠진 유럽 원정길에서 결과를 떠나 어떻게든 '주전 세터'로서의 책임감을 짊어졌다. 송명근, 송희채, 오재성 등은 경험 부족을 딛고 레프트와 리베로 포지션에서 유럽의 장신 선수들과 마주했다.
라이트 서재덕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원정 2경기에서 각각 15, 20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한 서재덕은 이날 프랑스 관중으로 가득 찬 브레스트 아레나에서 가장 크고 밝은 목소리로 한국어를 내지른 '리더'이기도 했다. 서재덕은 "주공격수인 라이트로서 내가 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며 "배구는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 일부러 손뼉도 크게 치고 파이팅을 외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월드리그 초반에는 경기감각이 없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감각이 올라오고 여유도 생겼다. 그런데 여유만 생겼지 많이 이기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쏟아내면서도 "코트를 밟으면 나도 모르게 공격 의지가 생기더라"고 지난 경기를 돌아봤다.
젊은 대표팀의 해결 과제는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 5일 최종전에서 한국이 D조 최강 프랑스에 분위기상 일방적으로 밀렸던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1세트는 한국이 주도했고, 2세트는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상대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3세트 중반 8-10에서 집중력 저하로 평범한 서브를 놓치는 등 내리 5점을 내준 것이 큰 타격이 됐다. 곧 전열을 가다듬고 대등하게 맞섰지만 벌어진 격차가 컸다. 2세트 이후 프랑스가 2진급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자 한국은 처음 접하는 선수들의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문 감독은 "프랑스와 치른 4경기 중 내용으로는 오늘이 가장 나았다"며 "젊은 선수들이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잘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 기복이 크다. 경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프랑스전에서 보인 좋은 모습만 유지된다면 아시아선수권에서 이란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한번 무너지면 연쇄 반응이 일어나는 점을 고쳐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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