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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배트맨 VS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의 벤 애플렉은 최근 “DC영화가 마블영화보다 더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케빈 쓰지하라(Kevin Tsujihara) 워너 브러더스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도 “DC영화는 리얼리즘에 깊이 스며들어 있고, 마블영화보다 더 날카롭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원작팬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어느쪽 만화와 영화가 더 현실적이냐를 놓고 팽팽한 의견이 오갔다. 그렇다면 전문가가 보는 양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미국만화전문가 이규원 씨는 벤 애플렉과 케빈 쓰지하라 CEO의 발언은 “워너브러더스가 추구하는 DC영화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굳이 양사의 차이점을 따지려면 흘러온 역사를 살펴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양사의 대표적 히어로를 놓고 비교하면 이해가 빠르다. DC의 대표 히어로 슈퍼맨에는 유명한 대사가 있다. “하늘 위를 봐! 저기 새가! 아니 비행기가!…아니! 저건 슈퍼맨이야!”
이 대사는 다른 히어로들이 나오는 만화에도 곧잘 인용됐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규원 씨는 “슈퍼맨은 늘 평범한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슈퍼 히어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착한 일, 영웅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영감을 주는 히어로로 그려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스파이더맨’의 주제가는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으로 시작한다. 슈퍼맨의 대사와 스파이더맨의 주제가는 양사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마블의 슈퍼히어로는 보통사람과 같은 흠 많고 상처많은 인간이다.
이규원 씨는 “1930년대 탄생기에 DC는 우러러볼 수 있는 슈퍼히어로를 지향했고, 1960년대 대거 탄생한 마블의 히어로들은 흠 많은 인간이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성장해서 자기 안의 큰 힘을 깨닫고 비로소 더 큰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초능력을 끼워넣었다”고 말했다.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이런 케이스다.
1950년대에 만화계는 일대 위기를 맞는다. 당시에 프레드릭 웨덤이라는 박사와 미국 학부모회등이 만화가 아이들의 정서에 해악을 끼친다고 마녀사냥을 했고, 배트맨과 로빈이 동성애 관계라고 매도했다. 그래서 기존 히어로 만화들이 대거 폐간되었고, DC에서는 겨우 몇몇 히어로만 살아남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살아남기 위해, 또 비난을 피하기 위해 노선을 변경했다.
배트맨도 시대 흐름에 따라 캐릭터 특성이 바뀌었다. 60년대 TV시리즈는 화려하고 코믹했다. 70년대는 데니스 오닐과 닐 아담스라는 두 작가가 옛날의 어둡고 현실적인 배트맨을 되찾기 위해 현실사회의 이슈를 다뤘다. 인종문제, 정치문제, 대기업의 비리 등을 다뤘다. 마블도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에서 마약과 알코울 중독을 담아냈다.
양사는 시대 흐름에 따라 캐릭터 특성을 변경시켰다. 이규원 씨는 “어느 쪽이 더 철학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애매하다”면서 “양사 모두 깊이 있을 때는 깊이 있고 코믹할 때는 코믹한 만화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사진 = ‘맨 오브 스틸’ ‘어메이진 스파이더맨’ 스틸컷. 도움말 = 이규원 씨]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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