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원작도 살리면서 무대의 매력도 높였다.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저승편'(원작 주호민 연출 김광보)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여타 작품 중에서도 꽤 훌륭하게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서울예술단이 선보이는 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은 동명의 원작 웹툰을 공연화한 작품. 저승-이승-신화 3부작으로 구성된 '신과 함께'는 한국의 민속 신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인기를 모았다.
'신과 함께_저승편'은 저승의 국선 변호사 진기한이 평범하게 살다 죽은 소시민 김자홍을 정의롭게 변호하며 헤쳐 나가는 49일간의 험난한 저승시왕(저승의 10명의 신)과의 재판과 저승차사(저승사자)가 군 복무 중 억울하게 죽은 원귀(유성연)의 사연을 풀어주는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얽혀 무대 위에 구현된다.
사실 원작이 존재할 때 다른 장르에서 이를 건드리기란 쉽지 않다. 그것이 드라마 및 영화든, 연극 및 뮤지컬이든, 장르를 불문하고 다른 장르에서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지면을 무대로 옮겼을 때는 그 제약이 더 커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험대에 오른 가무극 '신과 함께'는 영리하게 장르의 차이를 활용했다. 두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는 동시에 공통점을 찾아 연결시키며 풍성한 이야기를 적절하게 배치했다.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무대의 장점을 활용했고, 깨알같이 등장하는 만화 속 장면은 관객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눈을 사로잡는 독특한 무대도 눈에 띈다. 먼저 윤회사상을 상징적으로 담은 바퀴 모양의 거대한 원형 세트는 각 상황에 걸맞는 구성으로 다양한 공간을 창출해낸다. 배경과 바닥의 멀티프로젝션과 고해상도 엘이디세트는 만화적 요소를 무대에서 표현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인물들의 판타지 요소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효과가 어설프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어느정도 만화적인 부분을 예상하고 오기 때문에 오히려 이같은 효과는 더 큰 만족감을 준다. 근대화 된 지옥 역시 현대에 맞는 제작진의 표현력에 센스가 돋보인다.
김광보 연출과 정영 작가는 방대한 양의 원작을 무대 위에 압축하는데 전혀 버거움이 없게 했다. 기본 골자는 지키되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더욱 부각시켰고, 마치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 진지함과 코믹이 오간다. 저승을 다루는 만큼 무거울 법도 하지만 가벼운 터치로 완급 조절에 힘썼다.
'뮤지컬'이 아닌 '가무극'이라고 표현하는 서울예술단의 특색이 돋보이는 가무 또한 눈길을 사로 잡는다. 서울예술단 특유의 군무는 단순히 예술적인 군무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인물의 심리가 되기도, 극의 배경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안무가 김혜림, 차진엽이 한국적 특색이 돋보이면서도 세련된 안무를 완성시켰다. 한국 민속의 특색이 전통적인 의상 및 안무와 잘 어우러져 있다.
작곡가 조윤정, 변희석 음악감독의 음악 역시 캐릭터 표현을 극대화시킨다. 각 캐릭터마다 장르의 변화를 준 넘버로 음악적 풍성함을 노렸다. 다양한 음악과 안무가 어우러져 듣는 재미, 보는 재미를 모두 챙겼다.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단연 '신과 함께-저승편'을 빛내는 1등 요소다. 저승의 변호사 진기한 역 김다현은 잘생긴 외모에 숨겨져 있던 코믹함을 제대로 살렸다. '라카지', '프리실라'에서 쌓았던 유연한 코믹 연기가 '신과 함께-저승편'에서도 발휘된다.
저승차사 중 리더인 강림 역 송용진은 다소 낯간지러울 수 있는 대사 및 제스처도 완벽한 싱크로율과 특유의 연기력으로 커버한다. 평범한 소시민 김자홍 역 김도빈 역시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안정된 연기를 자랑한다.
해원맥 역 최정수와 덕춘 역 김건혜도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지장보살 역 김백현, 염라대왕 역 금승훈 역시 능청스러운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특히 원귀 역 최석진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억울한 원귀를 안타깝게 표현하는 감성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이들과 함께 박영수가 진기한, 조풍래가 강림, 정동화가 김자홍 역으로 열연중이다.
가무극 '신과 함께-저승편'. 오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문의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 02-523-0986.
[가무극 '신과 함께_저승편' 공연이미지.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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