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대립 중인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몸집을 줄이고 영화에 더욱 집중한 17번째 영화제를 선보인다.
8일 오전 서울시청 지하 2층 시민청 태평홀에서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올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섹션명을 간소화하고 관객들을 연령별로 구분했다. '키즈아이'는 만 4세부터 12세 어린이 관객을 위한 섹션으로, 순수한 동심과 상상력을 다룬 작품들을 소개한다. '틴즈아이'는 만 13세부터 18세 청소년관객을 위한 섹션으로, 청소년들의 고민을 다룬 작품들을 소개한다. '스토롱아이'는 19세 이상 성인관객을 위한 섹션으로, 어린이나 청소년의 성장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어른들이 보고 생각해봤으면 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개막작으로는 '주온'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지브리 스튜디오의 동명의 인기 판타지 애니메이션을 실사판으로 연출한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가 선정됐다. 폐막작으로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유일의 경쟁부문인 '경쟁9+', '경쟁13+', '경쟁19+"에서 수상한 작품이 상영된다.
또 '체코 애니메이션 특별전:꼬마두더지', '한국다큐멘터리-가족, 세대, 고통' 특별전이 준비됐으며 청소년 관련 이슈를 주제로 한 국제·국내 포럼이 개최된다. 3박 4일 동안 전세계 10개국에서 모인 13~18세 80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비평 이론을 배우는 캠프도 준비됐다. 여기에 윤박과 김보라가 홍보대사로서 영화제에 힘을 더할 예정이다.
이날 김종현 집행위원장은 "영진위의 지원이 끊겨 재정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재정난으로 이벤트가 많지 않지만 "오히려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세계 3대 청소년영화제로 성장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가치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예년과 달리 영진위, 서울시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해 운영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존폐위기까지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국제청소년영화제는 몇몇 개인의 영화제가 아니다"며 "17년의 가치와 미래 세대에 대한 문화, 예술에 대한 놀이터가 되고 이를 향유하고 꿈꿀 수 있는 발판이 된다면 정부 뿐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영화제를 지켜나가길 원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진위를 향한 화해의 제스처도 취했다. 앞서 영화제를 살릴 수 있다면 용퇴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던 그다.
김 위원장은 "단순한 사건이었고,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사건이 커진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었지만) 영진위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꼬인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문광부도 그렇고 영진위 간부들도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어느 형태로든지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영진위가 한 번에 모든 것을 끊어버린 상황에 당황해 우리도 행정 소송을 했다.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면, 모든 소송을 취하할 생각이 있다. 서울시도 긍정적 신호를 보내왔다"고 말해 영진위와 다시 화합할 수 있을지 주목하게끔 했다.
이 일의 발단은 지난해 프리랜서 직원 2명이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영진위 산하 공정경쟁환경조성특별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단다. 영진위 측은 영화제에 체불 임금을 지불하라고 권고했지만 영화제 측은 업무태만을 이유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이후 영진위는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모 지원 자격 신청을 배제시켰고, 청소년 영화제는 이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3억 2000만원을 지원했던 서울시까지 올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 운영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존폐 위기설이 대두됐다. 지난 5월에는 영화제 관계자가 영진위 회의록을 열람하던 중 영진위와 영화제 측이 마찰을 빚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는 등 골이 더욱 깊어졌다.
한편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 필름포럼, 신촌 일대에서 진행된다. 전 세계 41개국 188편의 영화가 소개되며, 41개국 2000여명의 영화인, 청소년, 어린이, 교사, 가족이 참여할 예정이다.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포스터. 사진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