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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고동현 기자] 7라운드 전체 65순위 고졸 신인의 반란이다.
박정수(KIA 타이거즈)는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데뷔 첫 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호투로 눈도장을 찍었다.
1996년생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박정수는 올해 KIA에 입단한 신인이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차 7라운드 지명을 받아 KIA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KBO리그에서 고졸 신인이 데뷔 첫 해 선발로 나서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7라운드 고졸 신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올해 고졸 신인으로 선발로 뛰고 있는 김택형의 경우 2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였다.
반면 박정수의 경우 7라운드에 지명되며 당시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계약금 역시 5000만원으로 많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었지만 성적 자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11경기에 나서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했다. 38이닝 동안 21탈삼진, 20사사구를 남겼다.
6월 3일 두산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뒤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박정수가 선발 기회를 잡은 것은 3일 KT전 호투가 작용했다. 당시 조쉬 스틴슨에 이어 등판한 박정수는 씩씩한 투구를 펼치며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볼넷 4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실제 투구내용은 성적 이상으로 좋았다.
드디어 이날 생애 첫 선발. 첫 선발은 물론이고 상대가 넥센 강타선이기에 떨릴 법도 했지만 그는 자신만의 투구를 이어갔다. 주무기인 스플리터성 체인지업을 이용해 상대 타선을 연이어 제압했다.
1회 브래드 스나이더와 박병호를 연속 삼진 처리했으며 2회에도 윤석민과 박헌도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3회에도 김하성을 상대로 삼진을 추가했다. 삼진 5개 중 4개는 체인지업이 결정구였다.
상대 타순이 한바퀴 돌며 공략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4회 2실점했다.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이 위기 역시 넘겼다. 그러자 타선이 5회 추가점을 뽑으며 재역전했다.
그리고 5회. 박정수는 가볍게 2아웃을 잡은 뒤 2, 3루에 몰렸다. 마지막 위기. 이 역시도 막았다. 박병호를 137km짜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것.
앳된 외모를 지녔지만 투구내용은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함, 그 자체였다. 덕분에 박정수는 이날 한 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선발 박정수'는 흔하지 않은 조합의 완성이었다. 사이드암 7라운드 고졸 신인의 선발 등판. 단순히 그는 이를 흥미요소로만 만들지 않았다.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농락하며 삼진쇼를 펼쳤고 KBO리그에 자신의 존재를 순식간에 각인 시켰다.
[KIA 박정수. 사진=목동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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