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권용관 없었으면 힘들 뻔했어."
'야신'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과 내야수 권용관은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 시절 함께했다. 그리고 올 시즌부터 한화에서 호흡하고 있다. 김 감독은 SK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0년 중반 LG와 트레이드를 통해 권용관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권용관이 LG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자 김 감독은 주저 없이 그를 불렀다. 김 감독은 "권용관이 4~5일만 쉬고 캠프지에 합류한다길래 오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비행기 타고 왔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권용관은 지난 1월 7일 자로 한화와 연봉 7천만원에 계약했다.
권용관은 올 시즌 한화의 주전 유격수다. 1976년생, 한국 나이 40세 불혹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57경기에서 유격수로만 402⅔이닝을 소화했다.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송구를 요하는 유격수는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인데, 권용관은 문제없이 버텨내고 있다. 7월에는 타율 3할 3푼 3리(24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으로 공격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 감독은 "권용관을 데려왔을 때 풀타임 뛸 수 있도록 몸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귀띔했다. 실제 권용관은 스프링캠프 당시 누구보다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젊은 선수들과 똑같이 강훈련을 소화하며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큰형님이 솔선수범하니 후배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따라갔다. 첫 홍백전에서는 전력 질주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베테랑의 책임감이었다.
최근 활약도 눈부시다. 지난 10일 경기가 백미였다. 권용관은 2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8-5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2번째 타석서 만들어낸 3루타가 인상적이었다. 38세 6개월 24일의 나이로 기록한 역대 유격수 최고령 3루타였기 때문. 지난 2011년 이후 무려 4년 만에 나온 3루타였다. 그는 "최고령 기록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튿날인 11일에도 2-0으로 앞선 1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달아나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쉬어가는 타자'라는 이미지도 사라졌다.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김 감독은 "권용관이 없었으면 힘들 뻔했다"며 "선수로서 전환기를 맞이한 것 같다. SK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 사실 어깨가 고민이었는데, 제대로 하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권용관이 경기 전체를 볼 수 있다. 2주 전부터 뭔가 달라졌다. 홈런도 치고 잘 맞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과 권용관의 3번째 의기투합, 한화의 순항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권용관은 "후배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내가 본보기가 되고 싶다. 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베테랑의 책임감이다.
[한화 이글스 권용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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