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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정말이지 한화 이글스 '캡틴' 김태균 같은 해결사가 또 있을까.
필요할 때 쳐주는 4번타자, 이것이 김태균의 매력이다. 쉽게 말해 팬들이 '홈런'을 외치면 진짜 홈런을 치고, '안타'를 외치면 안타를 칠 수 있는 타자다.
김태균은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투런 홈런과 연장 결승타 포함 3안타 3타점 맹타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시작부터 흐름을 가져온 투런포 한 방은 그야말로 결정적이었다. 올 시즌 홈런 대부분을 승부처에서 터트렸다는 점은 김태균의 어마어마한 가치를 보여준다.
김태균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74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7리(208타수 70안타) 16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 8푼 5리에 달했다.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부터는 4경기 연속 안타는 물론 3경기에서 타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해냈다. 7월 들어 페이스가 한풀 꺾인 듯했으나 이는 잠시뿐이었다. 지난달 타율 4할 5리(74타수 30안타) 9홈런 34타점 맹타로 월간 MVP까지 수상한 기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번에도 승부처에서 빛났다. 김태균은 0-0이던 1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LG 선발투수 장진용의 4구째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볼카운트 2B 1S 상황에서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걸친 126km 체인지업을 제대로 받아친 것. 타구를 확인한 LG 좌익수 정의윤은 제 자리에 멈춰섰다. 비거리 120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백미는 연장 10회초. 한화는 이용규의 볼넷과 장운호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 2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근우가 스리번트 실패로 아웃되면서 흐름이 끊어질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누구도 걱정하지 않았다. 후속타자가 김태균이었기에. 기대대로였다. 김태균은 임정우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터트려 2루 주자 이용규를 불러들였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김태균은 이날 전까지 득점권에서 타율 4할 8리(71타수 29안타) 6홈런 55타점으로 찬스에 무척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단순히 득점권뿐만 아니라 주자 있는 상황에서 빛났다. 타율 3할 6푼 9리(111타수 41안타) 9홈런 63타점. 이날 경기를 포함하면 주자 있는 상황에서 홈런 10개를 때린 것. 올 시즌 홈런의 58.82%, 60%에 육박하는 수치를 주자를 놓고 만들어냈다.
김태균은 말한다. "홈런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아도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고. 승부처에서 스윙이 커질 수 있는데, 김태균은 욕심내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한다. 힘과 정교함 모두 갖춘 4번 타자라서 가능한 일. 적시타로 힘을 보태면 "앞선 타자들이 기회를 만들어준 덕분"이라며 공을 돌린다.
특히 홈런은 단번에 흐름을 바꿀 수 있는데, 승부처에서 주자를 놓고 그려내는 아치의 가치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승부처에 적시타를 때려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이날 포함 김태균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 4푼 3리(213타수 73안타) 17홈런 73타점.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 1푼 9리에 달한다. 찬스에 강한 진짜 해결사다. 이런 해결사가 또 있을까.
[한화 이글스 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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