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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진검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손연재(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또 한번 바꿀 수 있을까. 12일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개인종합 결선을 이어간다. 11일 볼 18.150점, 후프 18.000점으로 중간합계 36.15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35.650점),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35.600점)를 2,3위로 밀어냈다. 예상대로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니우타가 손연재를 위협하는 빅2로 떠올랐다.
손연재는 이날 곤봉, 리본 점수를 합산, 개인종합 금메달에 도전한다. 손연재는 지난해 리스본 월드컵서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 금메달 포함 4관왕에 올랐다. 물론 리자트디노바, 스타니우타는 물론 러시아 원투펀치 마르가티나 마문, 야나 쿠드랍체바가 빠진 대회였다. 하지만, 손연재가 리자트디노바, 스타니우타가 참가한 이번 대회서 정상에 오른다면 다시 한번 한국 리듬체조 새역사를 쓰게 된다. 손연재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우승으로 종합대회 정상을 맛봤지만, 유니버시아드는 전 세계적인 종합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리듬체조는 선수들의 연령대가 어려서 유니버시아드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의 수준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강훈련 효과 봤다
손연재는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 3관왕을 차지한 뒤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로 돌아갔다. 유니버시아드를 단 1개월 남긴 상황이었지만, 시차적응을 감수하기로 했다. 그만큼 최적의 훈련환경이 갖춰진 곳인데다 수년간 훈련한 곳이라 손연재에게는 익숙했다. 손연재는 지난 8일 귀국인터뷰에서 평상시보다 훈련량을 늘렸다고 털어놨다.
손연재는 올해 상반기 부쿠레슈티 월드컵과 국가대표 선발전서 발목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월드컵 연속 메달 행진이 끝난 게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선수권, 유니버시아드, 세계선수권(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을 앞두고 훈련량 부족이 화두에 올랐다. 사실 손연재보다 기량이 앞선 선수가 없는 아시아선수권대회서는 크게 표시가 나지 않았지만, 각 종목별 연기 완성도에선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발목 치료와 재활을 하느라 훈련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발목을 거의 완벽하게 회복한 이상 훈련량을 늘리는 게 당연했다. 강훈련 효과는 11일 볼, 후프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손연재는 귀국 인터뷰 당시 "18.5점대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18.5점대의 점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두 종목 모두 18점대를 찍었다. 연기 완성도가 높았다. 난도 점수서 참가 선수들 중 유일하게 9.000점을 찍었다. 표현력이 중요한 실시 점수서도 9.000점대를 기록하면서 18점 이상의 고득점에 성공했다. 실제 손연재의 볼, 후프 연기는 완벽에 가까웠다. 후프 연기 도중 한 차례 잔실수가 있었으나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 반면 리자트디노바, 스타니우타는 볼과 후프에서 18점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손연재의 강훈련 효과가 이날 곤봉과 리본에서도 나타난다면 개인종합 금메달 가능성도 충분하다.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안심은 이르다.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일단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니우타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여전히 세계적인 두 톱랭커는 손연재를 턱 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손연재로선 기본적으로 11일 보여줬던 집중력을 이날에도 유지해야 한다. 큰 실수 한 번만 나오면 메달 색깔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니우타는 손연재의 홈에서 약간 위축된 모습도 보였지만, 이날과 13일 종목별 결선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본래 18점대를 밥 먹듯 찍는 선수들이다. 당연히 손연재는 이날 역시 귀국인터뷰서 언급했던 18.5점대 점수를 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이밖에 마리아 티토바(러시아, 35.050점), 엘리자베타 나자렌코바(우즈베키스탄, 34.700점), 하야카와 사쿠라(34.600점) 등도 무시할 수 없는 호적수들이다. 티토바는 리듬체조 최강국 러시아에서도 마문과 쿠드랍체바, 떠오르는 신예 알렉산드라 솔다토바와 함께 최상위권 실력자로 꼽힌다. 서로 실수 1~2번에 순위를 맞바꿀 수도 있는 후보들.
이번 대회는 9월 세계선수권대회와 함께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실질적인 전초전이다. 마문과 쿠드랍체바가 빠지긴 했지만, 올림픽에서 두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최강의 호적수를 점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손연재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강훈련을 해왔다. 이날 개인종합과 13일 종목별 결선서 무더기 메달 수집에 나선다.
[손연재(위), 스타니우타(가운데), 리자트디노바(아래). 사진 = 광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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