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 용병술…박용지로 황의조 공백 메웠다

[마이데일리 = 인천 안경남 기자] ‘학범슨’ 김학범 성남FC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이 빛났다.

성남은 12일 오후 6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2라운드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6경기 무패행진(4승2무)를 달린 성남은 리그 4위로 도약했다.

올 시즌 성남의 간판 스타는 ‘스트라이커’ 황의조다. 리그 8골로 중국으로 떠난 에두(11골)에 이어 이동국(8골)과 함께 득점 공동 2위다. 황의조 없이 성남 공격을 생각하기 어렵다. 그런 황의조 없이 성남은 인천 원정을 치렀다. 상대는 6경기 무패로 성남보다 한 계단 순위가 높았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황의조의 공백은 생각보다 훨씬 커 보였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박용지 카드로 황의조 자리를 메웠다.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부산에서 성남으로 이적한 박용지는 2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박용지는 중앙과 측면이 모두 가능한 멀티 공격수다. 그러나 전문적인 타겟형 공격수가 아닌 탓에 황의조의 자리를 제대로 메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예상대로 박용지는 인천 수비에 고립되며 고전했다. 몸 상태도 50% 밖에 되지 않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과의 호흡도 자주 어긋났다. 박용지는 전반 내내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선택의 폭은 좁았다. 박용지 외에 전방에 둘 카드가 없었다. 김학범 감독은 박용지를 계속해서 신뢰했고 황의조와는 다른 움직임을 통해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5분 득점 장면은 김학범 감독의 박용지 원톱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박용지의 발 끝에서 시작된 패스가 김두현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역습 상황에서 볼을 잡은 박용지는 측면으로 이동해 순간적인 돌파로 인천 수비 3명을 제친 뒤 패스를 찔러줘 김두현의 골을 만들었다.

박용지는 올해 부산에서 공격포인트가 1개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남 이적 후 2경기 만에 결승골을 도우며 성남의 새로운 공격루트로 떠올랐다. 김학범의 용병술이 빛났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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