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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손연재(연세대)가 5관왕에 오를 수 있을까.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유니버시아드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낸 손연재. 아직 끝이 아니다. 개인종합 각 종목별 상위 8명이 겨루는 종목별 결선이 이어진다. 손연재는 13일 오후 2시부터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후프, 볼, 곤봉, 리본 결선에 나선다. 손연재가 후프, 볼, 곤봉, 리본서 모두 금메달을 따낼 경우 개인종합 우승까지 5관왕에 오른다. 그럴 경우 한국 선수단은 물론, 이번 유니버시아드 최다관왕에 오르게 된다. 12일까지 최다관왕은 4관왕을 차지한 수영의 섀년 브릴랜드(미국).
손연재는 국제대회서 5관왕에 오른 적이 없다. 지난해 리스본 월드컵 4관왕(개인종합, 볼, 곤봉, 리본 금메달)이 역대 최고의 성과. 지난 6월 제천 아시아선수권대회서도 개인종합과 함께 종목별 결선서는 후프와 볼 금메달을 추가, 3관왕에 올랐다. 2013년 카잔 아시아선수권서도 개인종합과 후프, 곤봉 금메달로 3관왕에 올랐다. 때문에 손연재가 이날 5관왕을 달성한다면 한국 리듬체조에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가 창조된다.
▲엄청난 훈련량, 물 올랐다
손연재는 제천 아시아선수권대회 직후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센터로 돌아갔다. 유니버시아드가 임박했지만, 시차적응을 각오하고 러시아행을 선택한 것. 자신에게 익숙한 훈련장에서 훈련을 이어간다는 의미 외에도, 훈련량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컸다. 손연재는 상반기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부큐레슈티 월드컵과 국가대표 선발전 도중 기권하며 흔들렸다. 발목 치료에 집중하느라 훈련 밀도가 떨어졌다. 실제 제천 아시아선수권 당시 리본과 곤봉에서 눈에 띄는 실수가 있었다. 훈련량 부족이 실전서 드러났던 것. 결국 리본 동메달, 곤봉 5위에 그쳤다.
밀도 높은 훈련을 거듭하면서 손연재 특유의 풍부한 표현력은 물론, 난도 구사의 안정감도 더욱 높아졌다. 그 결과 볼, 후프, 리본, 곤봉 순서대로 이틀간 치러진 개인종합서 모두 18점대를 받아냈다. 일명 클린. 자신이 귀국 인터뷰 당시 말했던 18.5점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모두 18점대를 넘겼다.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를 2~3위로 밀어내면서 완벽한 금메달을 차지했다.
손연재는 아시아선수권 당시 종목별 결선서 흔들란 뒤 하루만에 끝낸 개인종합서 모두 18점대 클린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정도로 악바리 근성이 있다. 당시 72.500점이었는데, 이번 유니버시아드 점수는 72.550점으로 당시보다 0.5점을 더 끌어올렸다. 특히 곤봉에서 받아낸 18.350점은 손연재의 시즌 베스트 점수이자 역대 2번째로 높은 점수. 한 마디로 지금 손연재 연기에는 물이 올랐다. 부상 이후 절치부심, 엄청난 훈련량이 실전서 결과물로 확인됐다.
▲5관왕 위한 과제
5관왕을 위해선 11일~12일에 해냈던 18점대 클린 연기를 이날 하루만에 다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중압감이 있다. 사실 11일과 12일에 보여준 집중력을 13일 또 이어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세계적 톱랭커이자 세계 톱3 마르가티나 마문, 야나 쿠드랍체바, 알렉산드라 솔다토바(이상 러시아)조차 대회 기간 내내 무결점 연기를 펼치지는 못한다. 이들에게도 네 종목 클린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 하지만, 손연재는 홈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집중력이 살아있다. 5관왕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경쟁자들의 행보도 관심사. 개인종합 2~3위를 차지한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니우타도 매우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리자트디노바는 71.750점, 스타니우타는 70.800점을 받았다. 각 세부종목 모두 손연재에 이어 2~3위. 리자트디노바의 경우 곤봉에서 18.150점으로 기염을 토했다. 두 사람 모두 안정적으로 17점대 후반을 찍어내면서 손연재의 대항마라는 게 드러났다. 이들은 손연재가 실수를 할 경우 곧바로 금메달을 낚아챌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 1~2년간 스타니우타, 리자트디노바에게 미세하게 밀렸다. 손연재 역시 "최근 벨라루시와 우크라이나 선수들을 이겨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이번 유니버시아드서 처음으로 두 사람을 동시에 뛰어넘었다. 엄청난 경험이자 자산이 됐다. 손연재는 이날 다시 한번 자신과의 싸움에 나선다. 그 최대의 결과물이 5관왕이다.
[손연재. 사진 = 광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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