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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한국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하계 유니버시아드 사상 최초다. 애당초 금메달 25개로 종합 3위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단은 예상을 뒤엎었다. 금메달 44개, 은메달 28개, 동메달 26개. 폐막 이틀을 남기고 종합우승을 확정했다. 금메달 32개의 2위 러시아, 3위 중국을 일찌감치 따돌렸다.
13일과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에 나오는 금메달은 17개. 러시아와 중국은 각각 9개와 7개의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실제로 9개와 7개의 금메달을 딴다고 해도 한국의 44개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한국은 13일 리듬체조, 태권도, 탁구, 축구, 핸드볼에서 최대 10개의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다. 한국은 종합우승을 확정한 상황에서 역대 유니버시아드 최초로 금메달 50개 획득을 노린다.
▲44개 금메달 분석해보니
한국은 어떻게 44개의 금메달을 땄을까. 우선 유도와 양궁에서 가장 많은 8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태권도에서 7개, 전 종목 석권에 성공한 배드민턴에서 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사격에서도 6개의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테니스 3개, 펜싱과 골프 2개, 탁구와 리듬체조에서 1개씩의 금메달이 나왔다.
유도, 양궁, 배드민턴, 사격은 큰 성과를 거둔 종목들. 테니스에서 따낸 3개의 금메달이 가장 의외였다. 정현(상지대)에게 기대를 걸긴 했지만,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여자 테니스 복식에서도 금메달이 나왔다.
다관왕도 쏟아졌다. 배드민턴 혼합복식과 단체전, 남녀복식서 금메달을 따낸 김기정과 신승찬(이상 삼성전기)가 나란히 3관왕에 올랐다. 양궁의 김정호와 이승윤, 사격의 박대훈도 3관왕에 올랐다. 정현과 양궁의 기보배, 송윤수, 사격의 장하림, 한지영, 김지혜, 배드민턴의 김사랑, 전혁진, 이소희, 성지현, 골프의 이종은이 2관왕을 차지했다. 만약 손연재(연세대)가 이날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서 금메달 최대 4개를 추가할 경우 5관왕으로 이번 대회 최다관왕에 등극한다.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 아직 5관왕은 없다. 4관왕만 단 1명(섀넌 브릴랜드-미국 수영) 나왔다.
▲메달의 속사정
아시안게임이 아닌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참가하는 유니버시아드에서 역대 최다 44개의 금메달을 딴 걸 한국 엘리트스포츠의 비약적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일단 유니버시아드 자체가 출전 선수 기준이 제한적이다. 연령 제한이 없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는 달리 유니버시아드는 대학, 대학원생과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뒤 1~2년이 지난 선수들만 참가 가능하다.(종목별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없는 종목도 있고, 한국이 그 종목에서 따낸 금메달도 있다. (태권도의 경우 7개의 금메달 중 품새에서 5개가 나왔다. 올림픽 정식종목인 겨루기에선 금메달 2개에 그쳤다.)
유니버시아드는 아무래도 친선 대회의 성격이 강하다. 한국의 경우 대학 선수들 중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를 선발해왔으나 베스트 전력을 구축하지 않는 국가들도 많다. 남자농구 결승전에 진출한 미국 캔자스 대학처럼 특정 단일팀이 국가를 대표해 출전한 케이스도 많다. 국가가 아닌 특정 지역을 대표로 나오거나, 심지어 순수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나오는 국가들도 있다. 때문에 기본적인 수준이 올림픽과는 차이가 있다. (물론 올림픽과 출전 선수 연령대가 비슷한 리듬체조 같은 예외도 있다). 한국이 따낸 44개의 금메달은 매우 값지다.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애당초 상대가 되지 않은 승부도 많았다. 때문에 이번 유니버시아드서 44개의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내년 리우 올림픽 전망이 무조건 밝다고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
한국에 이번 유니버시아드는 내년 리우올림픽 전초전의 성격을 띄고 있다. 실제 한국 대학 스포츠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손연재, 이용대, 기보배 등 이번 대회에 출전한 최고 스타들은 내년 올림픽을 정조준한 상태. 그리고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최상의 기량을 뽐내며 희망을 보여준 선수들도 많았다. 적어도 이번 대회서 한국 스포츠의 자존심과 위상이 굳건하다는 게 드러났다.
다만, 기초종목 약세는 여전했다. 이번 대회서 가장 많은 금메달이 걸린 육상(50개)과 수영(42개)에서 단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육상에선 노메달 수모를 당했고, 수영에선 은메달 1개에 그쳤다. 리우 올림픽을 1년 남긴 상황에서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부끄러운 민낯이 또 한번 드러났다.
[한국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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