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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이 자극적인 설정으로 시청률은 잡았지만 혹평을 받고 있다.
12일 방송된 '파랑새의 집'에서는 장태수(천호진)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지완(이준혁)의 모습과 아버지의 몰락을 막기 위해 친구 지완을 배신하는 장현도(이상엽)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현도와 한은수(채수빈)가 이별했다. 집안의 악연으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접기로 한 것이다.
보통의 드라마에선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다. 부모 세대의 악연으로 인한 복수,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흔한 드라마 소재다. 하지만 '파랑새의 집'은 달라야 했다.
당초 '파랑새의 집'은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청춘들의 성장과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확장을 담아낸 드라마로 출발했다. 출생의 비밀이 있긴 했지만, 이는 자극적인 설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의 확장'을 통해 혈연보다 강한 사랑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초반은 좋았다. 성실함과 능력은 지녔지만, 좋지 않은 스펙으로 인해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지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꿈을 포기 하지 않았던 은수, 꿈을 이루기 위해 교사라는 직업을 잠시 버리고 험난한 작가의 길을 걷는 강영주(경수진) 등 청춘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청춘만 아픈 것은 아니었다. 퇴직 압박을 받는 중년 가장(강재철)의 모습이나, 마음은 아프지만 퇴직을 막는 아내(오민자)의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은 게 없다. 오로지 자극적인 '복수'만이 있을 뿐이다. 지완은 아버지의 모든 재산을 가로챈 태수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혈안이 됐고, 적절한 타이밍에 조력자들이 나타났다. 우연이 반복되면서 지완의 복수는 성공에 가까워졌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은 지완의 복수를 막는 사람, 바로 친구인 현도였다. 현도는 아버지 태수의 악행을 들은 후 지완을 도왔지만 결국 우정(지완)도 사랑(은수)도 포기했다. '복수'라는 단어는 자극적이었지만, 언젠가 봤던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복수가 시작되면서 시청률은 상승했다. 방송 초반 20% 중반의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반복되는 전개로 시청률 역시 주춤했다. '복수' 카드를 꺼내든 후 시청률은 다시 상승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른다. 자극적인 설정이 시청자들의 순간 시선을 사로잡을 순 있지만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큰,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현재 '파랑새의 집'은 시청자들의 혹평이 동반상승하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올 때다. 반복되는 러브라인과 새롭지 않은 복수, 이들 사이에서 희생되는 청춘의 사랑 등이 아닌, 처음 '파랑새의 가족'이 가고자 했던 길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파랑새의 집' 포스터. 사진 = KBS, '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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