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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맨체스터 시티는 그들을 상대로 지난 4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한 라힘 스털링(21)을 완전 영입해 천적을 없앴다. 이를 위해 치른 비용이 무려 4900만 파운드(약 865억원)다. 스털링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일까?
아마도 리버풀 팬들은 이 물음에 썩소를 날리며 “아니요!”라고 답할지 모른다. 반면에 맨시티 팬들은 “예~”라고 외칠 것이다. 2011-12시즌 리버풀 1군 무대를 밟은 스털링은 프리미어리그 3시즌을 조금 넘게 뛰면서 총 95경기서 18골 14도움을 기록했다. 분명 몸 값에 어울리는 수치는 아니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14년 전 지네딘 지단이 사상 최고 이적료를 쓸 당시 몸 값이 4600만 파운드였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더라도, 조금 과한 느낌이 든다.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는 “스털링은 철없는 소년 같다. 그를 맨시티에 판 건 훌륭한 거래”라고 했다.
홈그로운의 영향이 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25명 출전 명단에 최소 8명의 홈그로운, 즉 잉글랜드서 성장한 선수를 등록해야 한다. 잉글랜드 국적 선수들의 몸 값 거품이 심한 이유다.
그럼에도 스털링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영스타’라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 얼마 전 영국 BBC는 축구산업박람회 자료를 인용해 스털링이 유럽 21세 이하 선수 중 가장 가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맨시티의 통 큰 쇼핑에도 이유는 있다. 신이 난 마누엘 페예그리니 맨시티 감독은 스털링에 대해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라며 극찬했다.
리버풀 시절 스털링은 만능 공격수였다. 제로톱부터 좌우 윙포워드 심지어 스리백 시스템에선 윙백을 맡기도 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스털링의 포지션을 ‘8개’로 정의했다. 중앙 수비와 골키퍼 빼고 모두 가능한 스털링이다.
스피드도 빠르다. 어쩔 땐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보다 빨라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키패스 성공률도 높은 편이다. 그가 투톱 아래 혹은 원톱 밑에서 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날카롭다. 다만 약점도 명확하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스털링에 대해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공중볼에 약하다. 수비적인 가담도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어쨌든, 스털링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비싼 사나이가 됐다. 이제 그는 맨시티의 우승을 이끌어야 한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스털링이 헤수스 나바스의 자리에 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맨시티에서 4-4-2 또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일각에선 스털링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투톱 전술을 살리기 위해 ‘다이아몬드 4-4-2’로의 전환을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스털링이 리버풀에서 가장 빛났던 시기는 루이스 수아레스와 다니엘 스터리지 밑에 섰을 때였다. ‘아구에로-보니’ 또는 ‘아구에로-제코’ 아래서 스털링은 당시의 활약을 재현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아구에로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스털링의 몸 값이 아구에로보다 높지만, 팀 안에선 아구에로를 도와야 한다. 또 공격 2선에선 다비드 실바, 사미르 나스리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맨시티의 다음 타겟인 케빈 데 브루잉(볼프스부르크)까지 가세하면 예상 밖의 경쟁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스털링은 웃는다. 마침내 리버풀을 떠났고 그토록 원하던 맨시티에 왔기 때문이다.
[사진 = AFPBBNEWS/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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