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도 많이 변해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돌아가야 한다."
2015 KBO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린 17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3루측 더그아웃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바로 경찰청 외야수 양성우다. 2012년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이제 제대 2개월 남은 이른바 '말년 수경'이다.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다. 그는 "두 달 남았다. 돌아가면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충암고-동국대를 졸업한 양성우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특유의 근성과 패기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45경기에서 1할 9푼 5리(87타수 17안타) 3타점 6도루, 출루율 3할 2푼의 성적만 남겼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단 한 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다. 생각만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곧바로 입대를 결정했고, 경찰청에 합격했다. 그는 "좋은 타이밍에 입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2년간 한화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신' 김성근 감독이 부임했고, 전반기 성적은 5위(44승 40패)를 찍었다. 양성우가 몸담은 2년간 한화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홈구장(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는 연일 구름관중이 들어찬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혹독한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은 "그렇게 훈련한 게 억울해서라도 이긴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양성우는 "한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도 많이 변해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돌아가야 한다"며 웃었다.
느낀 게 많은 모양이다. 양성우는 "운동 끝나면 개인 시간이 많아 야구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양성우의 룸메이트는 올해 입대한 안치홍. 그는 "(안)치홍이를 보면서 느낀 게 많다. 내가 많이 물어보기도 한다.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단점을 찾아 연구하는 스타일인 양성우에게 안치홍은 "형 장점을 살리면 된다"고 격려했다.
안치홍은 입대 전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6시즌 통산 747경기에 출전, 타율 2할 8푼 7리(2547타수 731안타) 51홈런 325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퓨처스 68경기 성적은 타율 3할 8푼 6리(210타수 81안타) 10홈런 60타점. 퓨처스 북부리그 타율 2위다.
얼마 남지 않았다. 전역 후 한화 마무리캠프부터 구슬땀을 쏟아내야 한다. 각오는 돼 있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어 보인 양성우는 "대학 시절 은사인 윤재호 감독님께서 '김성근 감독님은 한 번 쯤 만나봐야 한다'고 하셨다. 열심히는 누구나 한다. 잘해야 인정받는다. 좋은 타이밍에 입대한 것 같다. 정신 없다고 느낄 때 들어갔다. 이제 더 이상 외야 유망주가 아닌 내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역을 앞둔 양성우가 퓨처스 올스타전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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