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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너무 착했던' 서출구는 떨어졌지만, 힙합의 가치를 몸소 보여줬다.
17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4'(이하 '쇼머니4')에선 게릴라 미션으로 싸이퍼가 진행됐다. 싸이퍼에는 조건이 붙었는데 제한된 시간 안에 마이크를 쟁탈해 랩 실력을 선보이는 것으로, 도전자들에겐 처음 1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날 싸이퍼 결과 프리스타일 랩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는 서출구는 모든 참가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결국 탈락했다.
가장 실력자인 그가 떨어지게 된 것은 싸이퍼의 조건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래퍼 스눕독이 자리한 가운데 28명의 참가자들은 10분 안에 자신의 랩 실력을 선보여야 했다. 시간 내에 랩을 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은 심사를 받을 기회도 받지 못하고 탈락하는 게 룰이었기 때문. 이는 치열한 마이크 쟁탈전을 불렀다. 8마디의 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참가자들은 욕심을 부려 그 보다 더 많이 랩을 하기도 했고, 일부러 시간을 끌기도 했다.
결국 1차 싸이퍼가 끝났을 때 11명의 탈락자가 발생하게 됐다. 이에 제작진은 5분의 시간을 더 줬고, 참가자들은 질세라 치열하게 마이크를 빼앗아 랩을 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1분이었는데, 서출구는 마지막 남아 있던 고등학생 참가자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그 참가자는 서출구에게 마이크를 받아 랩을 선보였고, 이후 서출구에게 넘겼지만 1분은 길지 않았다. 마이크는 꺼졌다.
서출구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프리스타일 랩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했다. 약 2마디의 랩을 한 뒤 싸이퍼는 끝났다. 그럼에도 많은 참가자들은 서출구의 탈락을 예견하지 못했지만, 결국 서출구는 탈락하고 말았다. 이름이 불려진 서출구는 조금은 멍한 표정이었다. 그는 떨어진 것에 대해 "솔직히 아쉽기도 했다"면서도 "100% 예상했다. 프로그램이 공정하기 위해선 내가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이어 인상적인 말을 전했다. 서출구는 "이 미션을 처음 시작하면서 '저 마이크를 내가 빼앗지 않으면 나에겐 마이크가 오지 않겠네'라고 생각했다'며 "물론 저도 마이크를 원했고, 하고 싶었지만, 마이크를 들지 않겠다는 건 제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심사를 맡았던 스눕독은 "그는 너무 착했다"며 "마이크를 다른 친구한테 주고 자기는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다. 나 역시 그의 랩이 기대됐지만 랩을 듣지 못했다"라고 서출구를 떨어트렸던 이유를 말했다. 치열한 경쟁의 기준에선 그랬다.
서출구는 '언더신 최고의 프리스타일 랩 실력자'라는 명성을 갖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을 밟으면서까지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지 않았다. '남을 밟지 않으면 내가 밟히지'라고 치열한 현실과 경쟁을 비판하는 랩 가사는 흔히 들을 수 있었지만, 이를 몸소 실천하는 래퍼는 적어도 이날 '쇼미더머니4'의 참가자 안에선 볼 수 없었다. 다만, 서출구 뿐이었다.
[사진 = 엠넷 '쇼미더머니4'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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