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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제 발 저린 제작진이 나서서 사과했다. 첫 방송 이후 각종 논란을 키워왔던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4’는 힙합 대부 스눕독 앞에서 한국 힙합의 바닥을 보여주는 실수를 저질렀다.
17일 방송된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는 싸이퍼(Cypher) 미션이 진행됐다. 여기서 싸이퍼란 래퍼들이 모여 비트에 맞춰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의 랩을 선보이는 힙합 문화. 패자부활전을 통해 살아난 2명의 래퍼를 포함해 총 28명의 참가자들은 탈락을 면하기 위해 이번 미션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대다수의 래퍼들이 “내가 가장 먼저 나와 마이크를 잡으려 했다”고 말할 만큼 경쟁은 치열했고, 분위기도 험악했다.
특히 이날 이들의 싸이퍼를 평가해줄 특별 프로듀서로 세계적인 힙합 거장 스눕독이 깜짝 등장해 긴장감과 승부욕은 배가 됐다. 심지어 10분 안에 마이크를 잡지 못하면 바로 탈락되는 지라 최대한 빨리 자신의 랩을 보여주는게 관건이었다.
이 같은 말도 안되는 룰과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포맷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늘 논란을 자초하는 ‘쇼미더머니’는 이번에도 또 한번의 문제를 일으키며 미리 사과했다. 제작진은 본격적으로 싸이퍼 무대를 공개하기 전에 “논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한국 힙합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쇼미더머니’가 되겠습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앞으로 공개될 싸이퍼 미션이 수준 이하라는 사실을 예고하는 동시에 적절치 못한 미션을 삽입한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이후 비트가 나오고 이노베이터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그러자 다른 래퍼들은 우르르 몰려들며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과열된 경쟁 탓에 가이드 라인은 무너졌고 스눕독을 불러놓고 개판 몸싸움을 보여주는 꼴이 돼버렸다.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미션은 도중에 중단되고 말았다.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을 중재하려 했지만 합격과 탈락이라는 갈림길에 선 이들 눈에 보이는게 없는 상황이었다. 급기야 제작진도, 심사위원도 아닌 스눕독이 나섰다. 그는 “한 사람당 8마디나 12마디를 하고 다른 래퍼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더 길어진면 안된다”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앙된 분위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고, 추가적으로 5분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 애초부터 말도 안되는 미션이었기 때문에 룰 변경이 불가피했던 것. 앤덥은 무대를 마치고 “누가 이따위 것을 기획했냐”고 분노했고, 이노베이터 역시 “한국 힙합이 너무 쪽팔렸다”고 고백했다.
네티즌들 역시 이 같은 싸이퍼 미션을 ‘개판’ ‘나라 망신’ ‘원숭이쇼’라고 표현했다. 결국 제작진은 한국 힙합의 부흥과 실력있는 래퍼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한국 힙합에 먹칠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것도 힙합 대부를 모셔다 놓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진 = 엠넷 방송 영상 캡처]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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