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WKBL 경력자들의 올 시즌은 과연 어떨까.
여자프로농구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트라이아웃 일정에 돌입한 프로농구와는 달리 지난 14일 국내에서 외국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따로 미국 현지 트라이아웃이 없다.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대상자 대다수가 현역 WNBA리거. 그런데 WNBA시즌은 현재 미국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6개 구단 감독들은 일찌감치 WNBA 개막전을 비롯해 주요 경기를 현지에서 챙겨본 뒤 정보를 취합, 국내에서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6개 구단에서 2명씩 선발한 12명의 외국선수 중 WKBL 경력자는 정확히 6명. 6명 모두 외국선수 제도가 재도입 된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최소 한 시즌 국내에서 뛰었다. 샤데 휴스턴(하나외환), 쉐키나 스트릭렌, 사샤 굿렛(우리은행), 모니크 커리(신한은행), 앰버 해리스(삼성), 비키바흐(KDB생명)가 그 주인공들.
▲샤데 휴스턴
애당초 1순위가 유력했다. 지난 시즌 5위 하나외환이 1순위를 획득, 휴스턴을 영입하는 행운을 누렸다. 휴스턴은 삼성, 우리은행 시절 공인된 득점머신. 외곽슛 능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골밑과 미드레인지에서 수준급 테크닉을 바탕으로 점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국내선수 리빌딩 중인 하나외환에서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휴스턴이 우리은행 시절처럼 정제된 슛 셀렉션을 하나외환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거리. 삼성 시절 볼 소유시간이 길었던 휴스턴은 우리은행서 효율적인 볼 처리를 통해 팀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았다. 에이스 김정은을 제외한 하나외환 국내선수들은 우리은행과 차이가 있는 만큼, 휴스턴이 좀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쉐키나 스트릭렌
신한은행, KB를 거쳐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여자농구에선 장신(188cm)이지만, 전형적인 외곽 플레이어. 1대1 매치업에서 많은 이득을 누릴 수 있는 카드. 개인능력이 탁월하고 폭발적인 3점포를 갖췄다. 돌파력도 수준급. 게다가 발도 빠르다. 트랜지션 게임에 능하고 수비에선 상대 2~3번까지 커버할 수 있다. 다만, 신한은행 시절에 비해 지난해 KB서는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진 못했다. 서동철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성격이 여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타입.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다. 스트릭렌이 우리은행 특유의 조직농구에 적응한다면,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은 더 강력해질 수 있다.
▲사샤 굿렛
2012-2013시즌 KB서 뛰었지만, 많은 기억이 남아있지 않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우리은행서 워낙 좋았기 때문. 위 감독은 지난 두 시즌동안 굿렛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살을 뺐고, 기동력과 공격 테크닉을 갖춘 빅맨으로 변모시켰다. 이번에도 위 감독의 2라운드 선택은 굿렛. 우리은행으로선 안전한 카드. 위 감독도, 우리은행 선수들도, 굿렛도 서로 잘 안다. 따로 적응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게 최대 장점. 서브 외국선수로서 묵묵히 팀에 공헌하는 마인드도 좋다. 체중 및 잔부상 관리가 관건. 하지만, 위 감독을 잘 아는 굿렛인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모니크 커리
휴스턴, 스트릭렌과 함께 세 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 KB를 거쳐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커리는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탁월한 득점력을 갖췄다. 내, 외곽 공격 밸런스 측면에선 오히려 휴스턴, 스트릭렌보다 나은 부분도 있다. 신한은행은 시스템상 빅 라인업이 최고의 무기. 182cm의 커리의 가세로 스몰라인업 구축도 가능하다. 다양한 시스템으로 상대에 혼돈을 줄 수 있다. 커리가 신한은행의 독특한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 그리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동료들에게 짜증을 내며 팀 케미스트리를 깨트렸던 부분에 대해서도 제어가 필요하다.
▲앰버 해리스
3시즌만에 삼성으로 돌아왔다. 해리스는 2012-2013시즌 삼성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놓은 주역이었다. 193cm의 장신에 남자선수를 연상시키는 파워와 탄력을 갖췄다. 당시 1대1로는 막을 자가 없었다. 3시즌 전 WKBL을 쥐락펴락했으나 지난 시즌 하나외환에서는 실망스러웠다. 무릎 수술 이후 운동을 쉬면서 체중이 너무 많이 불었기 때문. 결국 대체 선수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단 임근배 감독은 해리스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선 해리스를 뽑을 이유가 없기 때문. 결국 남은 건 해리스가 임 감독 농구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다. 여자농구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임 감독의 농구는 베일에 가려있다.
▲비키바흐
해리스와 마찬가지로 3시즌만에 KDB생명으로 컴백했다. 비키바흐는 3년 전 3경기만에 무릎 부상으로 한국을 떠났다. 그러나 지난 시즌 KB서 팀 공헌도가 매우 높았다. 득점력이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리바운드와 골밑 수비에 강점이 있었다. 지난 시즌 풀타임으로 뛰면서 KB의 골밑 약세를 최소화했다. KDB생명은 신정자가 신한은행으로 떠나면서 경험이 부족한 4~5번 선수가 많다. 확실한 빅맨 비키바흐의 가세로 골밑이 강화됐다. 비키바흐가 KB서 보여줬던 건실한 모습을 올 시즌에도 이어간다면, KDB생명은 3년전 악몽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듯하다.
[위에서부터 휴스턴, 스트릭렌, 굿렛, 비키바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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