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정신력이 부족하다"
'레전드'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이 18일 KBO리그 올스타전서 현역 10개구단 감독들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공식적인 은퇴식의 의미보다도, 국내 최장수 지도자 출신이자 최다승, 최다 한국시리즈 우승 등 한국야구에 미친 공로가 지대한 거물을 후배 감독들이 예우를 갖춰 대접하는 자리였다.
시구, 1이닝 감독을 마친 뒤 김 감독은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역대 최고의 투수와 타자를 두고 해태 시절 제자였던 선동열 전 KIA 감독과 이종범 전 한화 코치를 거론했다. 두 사람은 김 감독과 함께 해태에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영광을 달성했다. 선 감독과는 사장과 감독 관계로 삼성에서도 우승컵을 들었다.
김 전 감독은 "역대 최고의 투수는 선동열이 아닌가 싶다. 타자는 이종범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삼박자를 갖췄다"라고 했다. 이어 "최다승보다는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이 기억에 남는다. 삼성에 가서도 첫 우승을 내가 해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다만, 김 전 감독은 후배 지도자들과 선수들에게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후배들이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정신력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예전엔 오로지 오늘을 위해서 사력을 다했다. 이젠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그런 모습이 좀 부족해 보인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노장 감독의 눈에는 선수들이 예년보다 나약한 게 눈에 보이는 모양이다.
김 전 감독도 감독 유니폼을 벗었지만, 물밑에서 여전히 야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제주도 야구장 건립을 두고 "내가 도와주고 있다"라고 했고, 각종 유소년 장학 사업을 두고서는 "내가 야구를 해서 밥을 먹고 산 사람이다. 보답해야 한다. 능력이 안 돼서 10원이라도 아껴서 하고 있다. 돈이 귀하다는 걸 느낀다"라고 했다. 공식적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한 눈치였다. 하지만, 그가 있기에 과거의 한국야구가 있었고, 미래도 내다볼 수 있다. 후배들을 향한 김 전 감독의 뼈 있는 발언은 의미가 깊다.
[김응용 전 감독. 사진 = 사진 = 사진 = 수원 한혁승 기자, 수원 곽경훈 기자 hanfoto@mydaily.co.kr,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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