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아니, 후배들이 나가라고 등 떠밀더라고."
18일 수원 KT위즈파크. 올스타전에 앞서 10개구단 감독들로부터 공로패를 받은 김응용 전 감독은 시구에 이어 넥센 염경엽 감독 대신 나눔 올스타 1이닝 감독까지 맡았다. 1회초 수비. 김 전 감독은 KT위즈파크를 찾은 수원 야구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직접 그라운드에 등장, 또 다시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상황은 이랬다. 0-1로 뒤진 1회초 2사 후 드림올스타 최형우가 나눔올스타 선발투수 양현종의 초구를 공략, 1,2간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 나눔올스타 1루수 에릭 테임즈가 베이스를 비웠고, 투수 양현종이 커버를 하러 들어갔다. 그러나 최형우의 주력은 빨랐다. 양현종보다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으면서 내야안타 판정.
그러자 나눔올스타 1이닝 깜짝 사령탑 김응용 감독이 득달같이 그라운드에 나왔다. 구심에게 손가락으로 사각형을 그리며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곧장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덕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구심은 김 감독에게 웃으면서 조용히 뭔가를 설명했고, 김 감독은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알고 보니 나눔올스타 후배 감독들(넥센 염경엽 감독, NC 김경문 감독, LG 양상문 감독, KIA 김기태 감독, 한화 김성근 감독)이 준비한 퍼포먼스였다. 김응용 전 감독은 "심판이, '아니 올스타전은 합의판정 없어요. 그것도 모르고 나오셨어요?'라며 타박을 주더라. 후배들이 합의판정 해야 한다고 나가라고 하도 등 떠밀어서 나갔더니"라며 껄껄 웃었다. 결국 합의판정은 무산됐고, 김 전 감독은 1회를 끝으로 특별 사령탑 역할을 마쳤다.
김 전 감독이 머쓱해도 수원 KT 위즈파크를 가득 채운 팬들은 진귀한 장면을 목격했다. 어쩌면 노장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심판에게 말하는 마지막 모습일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과거 해태, 삼성 감독 시절 배를 툭툭 내밀며 심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으로 유명했다.
[김응용 전 감독. 사진 = 수원 한혁승 기자, 수원 곽경훈 기자 hanfoto@mydaily.co.kr,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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