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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강산 기자] 이 정도로 계산이 서지 않을 줄은 몰랐다. 예를 들어 10점 주면 11점 내는 화끈한 공격야구를 선보인다면 모를까. 불펜 방화로 인한 역전패는 1패 이상의 타격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 고민은 시즌 내내 계속된다.
롯데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5.12로 리그 9위다. 리그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은 롯데와 kt wiz(5.67)가 전부다. 그런데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66으로 리그 최하위(10위)다. 선발 평균자책점(4.77)보다 1점 가까이 높은 셈이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면 그야말로 답이 없고, 이기는 경기도 넘겨주기 일쑤다.
7월 들어 선발과 불펜의 격차는 더 커졌다. 7월 16경기에서 롯데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71로 리그 2위다. 선전했다. 불펜으로 눈을 돌려보자. 평균자책점이 5.76에 달한다. 선발보다 2점 이상 높다. 피안타율은 3할 3푼 8리, 출루율은 4할 1리에 달한다. 피출루율 4할대는 롯데 불펜이 유일하다. 당장 돌아올 만한 자원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은 롯데 불펜의 취약점을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6이닝 4피안타(1홈런) 3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6-1로 앞선 상황에서 기분 좋게 물러났다. 그런데 계투진이 2⅓이닝 동안 무려 8점을 내줬다. 수비 도움을 못 받은 것도 아니다. 8점 모두 자책점이었다. 김승회(⅓이닝 2실점), 김성배(⅔이닝 3실점), 이성민(⅓이닝 3실점)이 실점을 떠안았는데, 8회를 실점 없이 막은 강영식을 제외하면 3명이 1⅓이닝 동안 8점을 내준 셈이다.
시즌 내내 문제였다. 롯데의 월별 불펜 평균자책점을 살펴보자. 4월 6.43(10위), 5월 4.90(5위), 6월 5.99(10위), 7월 5.76(7위)이었다. 그나마 5월까진 팀이 28승 24패로 충분히 선전했는데, 6월 이후 모든 게 흔들리고 있다. 6월 팀 성적이 6승 15패였고, 7월에도 6승 10패로 고전하고 있다. 6월 이후 12승 25패로 완전히 무너졌다. 불펜 불안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 방망이까지 침묵하는 날은 어김없이 패배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24일 "퓨처스리그에서 선수 한두 명 올릴 생각이다"면서도 "정대현은 훈련은 하는데 올라온다는 소식이 없다. 조정훈은 푹 쉬고 내년에 봐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 정대현인데, 지난 15일 이후 퓨처스리그 등판 소식도 없다.
이제 남은 경기는 55경기.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쉽지 않다. 마지노선인 5위 SK 와이번스(43승 2무 40패)와의 승차는 6.5경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승차 줄이기는 더 어려워진다. 그런데 24일 경기처럼 불펜이 5점 차 리드도 지키지 못하면 반전 가능성은 더 떨어진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를 내주면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올해도 쉽지 않다. 롯데의 7월이 너무나 험난하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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