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과감하게 하네."
24일 KBO리그를 뒤흔든 SK와 LG의 3-3 트레이드. SK는 투수 신재웅 신동훈, 외야수 정의윤을 영입했다. LG는 투수 여건욱 진해수, 외야수 임훈을 영입했다. 트레이드 손익계산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 한다. 일단 SK가 즉시전력을 수혈했고, LG가 미래를 봤다는 계산이 흘러나온다.
트레이드 마감 6일을 남긴 상황. 이 빅딜을 바라보는 타 구단의 시선은 어떨까. 24일 대전에서 만난 한화 김성근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의 시선은 묘하게 달랐다. 두 팀이 처한 위치와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위기감 느낀 야신
김성근 감독은 "SK로 간 투수들을 보니 우리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부럽다. 다들 과감하게 하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두 투수 모두 우리팀에 오면 바로 써먹을 수 있는데"라고 웃었다. 최근 필승계투조가 다소 지친 한화로선 신재웅과 신동훈이 곧바로 불펜에 힘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SK가 즉시전력감을 영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건 외야수 정의윤을 품에 안은 게 크지만, 신재웅과 신동훈 영입도 의미가 있다.
SK는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졌던 여건욱, 진해수를 내보내고 신재웅, 신동훈으로 불펜을 보강했다. 실제 김용희 감독은 신재웅을 2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곧바로 1군에 등록했다. 이 부분은 한화로선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정우람, 윤길현, 문광은 등으로 구성된 SK 불펜, 특히 필승계투조는 객관적으로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 그런데 SK는 이 부분을 더욱 강화했다. 시즌 막판 순위다툼의 핵심이 불펜이라고 볼 때 한화 입장에서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화는 SK와 5위 다툼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를 하고 싶어도 카드가 없다. 카드가 맞지 않아 트레이드를 할 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한화 선수층이 그리 두껍지 않은 현실이 드러나는 대목. 김 감독은 현재 한화 마운드를 두고 "되겠다 싶은 투수를 넣으면 이겼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과는 달리 계산이 원활히 되지 않는다는 의미. 결국 김 감독은 특유의 강훈련으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라고 했다.
▲"연락이 안 온다"의 의미
류중일 감독은 김 감독과 또 다른 의미의 고충이 있다. 류 감독은 올 시즌 대형 트레이드가 나올 때마다 "우리한테는 연락이 안 온다"라고 했다. 당시에는 아무래도 선두권을 달리는 삼성과의 거래가 부담스럽다고 해석됐다. 중위권 팀들로선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삼성과 트레이드를 해서 훗날 밑지는 장사라는 평가를 받을 경우 다른 팀에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보다 더 난처해질 수 있기 때문.
그런데 올 시즌 삼성은 그렇게 압도적인 느낌은 없다. 타선의 무게감은 리그 최강 수준이지만, 예년보다 마운드 힘이 많이 떨어졌다. 삼성도 투수 보강이 필요하다. 하지만, 류 감독은 24일 여전히 "연락이 안 온다. 트레이드는 앞으로도 전혀 계획이 없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다른 팀이 우리 주전 외에는 데려갈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타 구단이 삼성과의 거래를 더 이상 꺼리는 게 아니라, 삼성의 선수층이 얇아진 것에서 이유를 찾은 것이다.
류 감독은 이미 수 차례 삼성 선수층이 얇다고 지적했다. 선수층이 가장 두껍고 2-3군 연계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졌다고 평가 받는 삼성이지만, 사실 즉시전력감이 많지 않다는 게 류 감독 고민의 실체. 실제 마운드의 경우 수년간 뉴 페이스가 1군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타선에선 꾸준히 새 얼굴들을 즉시전력감으로 키워내고 있지만, 정작 류 감독의 시선은 냉정하다. 그는 "전부 대주자, 대수비용"이라고 했다. 타격이 좋은 백업 야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트레이드 카드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
결과적으로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건 김 감독과 류 감독이 안고 있는 공통된 현실. 마운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같다. 다만, 김 감독은 순위경쟁자 SK의 전력보강이 신경 쓰인다. 반면 류 감독은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현실에 어느 정도 초연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
[김성근 감독(위), 류중일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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