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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제2의 '톡튜유'가 되지 않아야 한다. 온갖 비교 속에서도 SBS '힐링캠프-500인'(이하 '힐링캠프')은 프로그램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된다. 전체적인 포맷이 바뀌었지만 안 하느니만 못한 개편이 돼서는 안된다.
'힐링캠프'는 지난 27일 방송을 시작으로 개편에 나섰다. MC 이경규, 성유리가 하차했고 김제동이 남았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3명의 MC와 게스트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이었다면 '힐링캠프-500인'은 김제동 1인을 비롯 시청자 499명이 MC가 돼 게스트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으로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김제동 단독 MC, 시청자와의 소통이라는 점에서 개편된 '힐링캠프'가 종합편성채널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와 유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이는 방송 후에도 이어졌다. 구성과 진행 방식이 '톡투유'를 연상시켜 제2의 '톡투유'가 되지 않겠냐는 것. 황정민이 출연해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보다 더 진한 '톡투유'의 색깔이 부각됐다.
때문에 '힐링캠프'에는 과제가 주어졌다. 크게는 제2의 '톡투유'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 더 세세하게는 MC 김제동의 또 다른 활용, 게스트의 중요성, 시청자와의 충분한 교류다.
'힐링캠프'는 개편 전부터 '톡투유'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시청자의 이야기를 듣는 '톡투유'와 달리 '힐링캠프'는 게스트가 존재하는 것. 또 김제동이 주도하는 것보다는 보조 느낌으로 중심만 잡아주고 시청자와 게스트가 더욱 부각되는것이 차이점이었다.
실제로 27일 방송에서 김제동은 메인 MC의 느낌보다는 보조 MC의 역할을 다했다. 499명의 시청자들과 같은 위치에 섰다. 자신이 이야기할 시간보다 시청자가 나설 시간을 더 편하게 마련해줬다. 게스트에게도 집중했다. 여기서 이제까지의 김제동과는 다른 진행 방식이 돋보였다.
게스트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게스트에 따라 질문이 다양해지고, 같은 직업군에 있는 연예인 MC보다 시청자 MC들이 더 발칙하고 솔직한 질문을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기 때문에 게스트의 대범함과 유연함이 필요하다. 개편 첫날 게스트 황정민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눌 수 있으면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게스트 선정이 프로그램 색깔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시청자와의 충분한 교류는 '힐링캠프'가 내세운 프로그램 성격인 만큼 더욱 활용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게스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토크쇼를 버린 만큼 시청자를 더욱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MC가 될 시청자 선정 역시 중요하다. 일반인이 출연해 온갖 논란에 시달린 여타 예능 프로그램들과는 그래도 다르겠지만, 어쨌든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시청자가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워진 만큼 이들과의 소통이 더 필요하다. 시청자들 역시 책임감을 갖고 프로그램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
'힐링캠프'는 지난 4년간의 포맷을 버리고 과감하게 변화를 택했다. 첫 술부터 배부를 수 있겠냐만, 그래도 제2의 '톡투유'는 되지 말아야 한다. 변화 속에서 '힐링캠프'만의 정체성을 하루 빨리 확립해야 한다.
['힐링캠프' 개편 첫 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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