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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문영남 작가의 신작 '눈물로 피는 꽃'이 SBS에 이어 KBS에서도 끝내 편성이 불발됐다. '수상한 삼형제' '조강지처 클럽' '왕가네 식구들' 등 인기작들을 집필한 문영남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어느 정도 흥행을 담보하고 있었기에 편성 불발 소식은 모두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당초 '눈물로 피는 꽃'은 올 하반기 SBS 수목극 편성을 논의 중이었다. SBS 측에서는 "10월 초에 방송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후 SBS는 편성 여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끝내 편성이 불발됐고, 다시 며칠이 지나 KBS와 편성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주일여가 지난 후 KBS 측은 "문영남 작가에 대한 신뢰도는 말 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다. 욕심 나는 대본이었으나 편성 시점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하던 끝에 아쉬운 결정을 내렸다"며 편성이 불발됐음을 알렸다. 제작사 드림이엔엠은 "지속적으로 편성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조만간 드라마가 방송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영남 작가의 신작이 이처럼 지상파에서 연이어 편성이 불발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드라마의 완성도나 흥행성이 결여됐기 때문이 아니라, 소위 '막장 드라마'의 편성에 부담감을 느낀 이유는 아니었을까. 문영남 작가의 전작들 대부분이 시청률은 높은 편이었으나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현재 2회까지 대본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눈물로 피는 꽃'이 '막장'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으나, 전작들에 비춰볼 때 그 가능성은 유추해볼 수 있다.
최근 한국 드라마 시장은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들이 시도되고 있고, 특히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줄을 이어 제작되고 있거나 방송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기존 방송 플랫폼을 벗어나 인터넷을 이용한 웹드라마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는 곧 드라마의 다양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을 이끈다.
이 때문에 과거 인기를 끌던 흥행코드인 '막장'은 더 이상 흥미를 유발할만한 요소로 작용하기 힘들다. 복수, 불륜, 그리고 출생의 비밀이 만연한 막장 드라마보다는 신선한 소재, 즉 굳이 욕을 하며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들을 얼마든지 발굴,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계의 대모로 일컬어지는 임성한 작가가 '압구정 백야'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미디어 디바이스의 발전으로 드라마 시청률은 더 이상 예전만큼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영남 작가의 신작이 편성 불발됐다는 사실은 혹 '막장'의 종식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영남 작가의 전작 KBS 2TV '왕가네 식구들' 포스터.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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