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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새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지난 시즌 기성용에서 시작된 악몽은 재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 자책골 행운이 따르며 유효슈팅 ‘1개’에도 1-0 승리를 거뒀다. 또 멤피스 데파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모건 슈나이덜린, 마테오 다르미안 세르히오 로메로는 올드 트래포드 팬들 앞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반면 토트넘 핫스퍼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패했다. 맨유가 엄청나게 잘했다기보다, 토트넘이 기대보다 못 한 경기였다.
포메이션 l 맨유 4-4-1-1 vs 토트넘 4-2-3-1
루이스 판 할 감독은 4-4-1-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프리시즌에 가장 많이 실험했던 전술이다. 때문에 큰 변화는 없었다. 등번호 7번을 부여 받은 멤피스는 처진 공격수를 맡았고 중앙은 마이클 캐릭과 슈타이덜린이 자리했다. 또 달레이 블린트는 센터백을 수행했고 골문은 로메로가 지켰다. 맨유 1군 최초의 독일 출신 슈바인슈타이거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휩싸인 다비드 데 헤아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맨유 4-4-1-1 : 로메로- 다르미안, 스몰링, 블린트, 쇼 - 캐릭, 슈네이덜린, 마타, 영 – 멤피스 - 루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4-2-3-1로 경기에 임했다. 지난 시즌과 같은 시스템이다. 원정 경기를 감안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에릭 다이어, 나빌 벤탈렙이 짝을 이뤘다. 둘 모두 공격보다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다. 해리 케인은 원톱에 섰고 무사 뎀벨레는 오른쪽 측면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손목 부상에 회복 중인 휴고 요리스는 벤치에 대기했다.
토트넘 4-2-3-1 : 포름 - 워커, 알더베이럴트, 베르통언, 데이비스 - 다이어, 벤탈렙 - 에릭센, 뎀벨레, 샤들리 - 케인
전반전 l 맨유에겐 행운의 자책골이었다
시작은 토트넘이 좋았다. 전방부터 압박을 시도해 맨유 수비를 흔들었다. 크리스 스몰링과 블린트는 간혹 위치가 겹쳤고 로메로는 두 차례 킥 실수로 수비에 불안감을 더했다. 유일한 위로는 오른족 풀백 마테오 다르미안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5분 케인의 로빙패스에 이은 에릭센의 왼발 슛이 득점에 연결됐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뎀벨레의 애매한 오프사이드 판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기회는 날아갔고 전반 22분 패스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마타가 볼을 끊어냈고 어느샌가 오른쪽으로 이동한 애슐리 영의 크로스가 카일 워커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그리고 자책골 이후 경기 흐름은 맨유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토트넘은 3가지가 문제였다. 첫째, 전방 압박이 꾸준하지 못했다. 맨유의 불안한 수비를 계속 공략해야 했다. 둘째, 뎀벨레, 샤들리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케인이 자주 측면으로 빠졌다. 그로인해 중요한 순간 케인에게 슈팅 찬스가 생기지 않았다. 마지막은 더블 볼란치의 패스 능력이다. 다이어, 벤탈렙 모두 대인 방어는 좋지만 패스에 능한 선수는 아니다. 토트넘의 전반 위기 상황에는 늘 두 선수의 패스 실수가 있었다. 맨유가 잘한 것보다 토트넘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강하다.
후반전 l 데 헤아로 빙의한 로메로 선방쇼
후반 들어 교체 카드가 잇따랐다. 변화를 먼저 준 쪽은 토트넘이다. 후반 8분 벤탈렙을 빼고 라이언 메이슨을 투입했다. 전반에 문제가 됐던 후방 빌드업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자 맨유도 체력 안배를 위해 캐릭과 멤피스를 빼고 슈바인슈타이거, 안드레 에레라를 후반 15분과 23분에 각각 내보냈다. 토트넘도 라멜라, 알리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포지션 변화도 감행됐다. 샤들리가 높은 위치로 이동하고 케인이 내려왔다. 그리고 에릭센은 좌측면으로 이동했다. 맨유는 마지막 카드로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경기장에 투입했다.
맨유는 슈바인슈타이거 투입 후 점유율을 높였다. 슈나이덜린이 후방에서 포백을 보호했고 슈바인슈타이거는 경기를 조율했다. 에레라는 위치상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행했다. 동시에 좌우 풀백들은 이전보다 더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다. 그러나 추가득점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사실 맨유도 토트넘과 전방의 고민이 비슷했다. 루니가 자주 후방으로 내려오면서 박스 안에서의 슈팅 숫자가 부족했다. 토트넘은 후반 막판에 힘을 냈다. 그러나 로메로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가로막혔다. 전반에 불안했던 로메로는 후반에 마치 데 헤아처럼 몸을 날렸다. 덕분에 맨유는 산뜻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데이터 l 맨유의 유효슈팅은 ‘1개’였다
맨유에겐 행운이 따른 경기였다. 점유율도 50대50이었고 패스숫자도 485대481로 거의 같았다. 심지어 슈팅 숫자도 9대9였다. 헌데 맨유의 유효슈팅은 ‘1개’였다. 워커의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승점 3점을 따기 어려웠다. 워커가 잘못 한 건 자책골 밖에 없다. 이날 워커는 무려 8개의 태클을 시도해 8번 모두 성공했다. 워커 덕분에 영은 개인돌파를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맨유 승리의 수훈갑은 ‘태클왕’ 슈나이덜린이다. 6번 시도해 5번 성공했다. 파울 숫자도 5개로 가장 많았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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