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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한 경기였다. 기성용은 위풍당당하게 첼시를 상대했지만 전반 41분에 오른쪽 다리 근육 부상으로 교체 아웃 됐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그렸던 환상적인 개막골은 없었다. 그럼에도 기성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머지 49분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티보 쿠르투아의 퇴장과 디에고 코스타의 분노로 끝이 났다.
포메이션 l 첼시 4-2-3-1 vs 스완지 4-2-3-1
주제 무리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주요 시스템이다. 출전이 의심됐던 디에고 코스타는 원톱으로 출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오스카가 자리했고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네마냐 마티치가 호흡을 맞췄다. 나머지 포지션은 축구 팬들이 예상하는 그대로다. 프리시즌에서 부진한 두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와 로익 레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첼시 4-2-3-1 : 쿠르투아 - 이바노비치, 케이힐, 테리, 아스필리쿠에타 - 마티치, 파브레가스 - 오스카, 윌리안, 아자르 – 코스타
게리 몽크 감독은 용감하게 첼시 원정에 임했다. 잭 코크를 빼고 기성용, 존조 셸비로 중원을 구성하고 질피 시구르드손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기용했다. 공격에선 바페팀비 고미스가 최전방에 서고 프랑스에서 건너온 안드레 아예우가 오른쪽 윙어로 출격했다. 제퍼슨 몬테로는 왼쪽을 맡았다.
스완지시티 4-2-3-1 : 파비안스키 - 노턴, 페르난데스, 윌리암스, 테일러 - 기성용, 셸비 - 몬테로, 시구르드손, 아예우 – 고미스
전반전 l 불과 7분 사이에 ‘세 골’이 터졌다
고미스의 잇따른 찬스로 스완지가 선제골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 23분 첼시가 프리킥 상황에서 오스카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스완지는 곧장 반격에 나섰고 전반 29분 몬테로의 측면 돌파에서 시작된 크로스가 고미스의 헤딩을 거쳐 아예우의 데뷔골로 이어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1분 뒤 윌리안의 크로스는 페르난데스의 발을 맞고 굴절되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불과 7분 사이에 3골이 터졌다. 첼시가 정상적인 패턴으로 만든 득점루트는 없었다. 스완지에겐 다소 불운이었다.
기성용 l 87.5% 패스성공률과 2개의 가로채기
설상가상 기성용마저 전반 39분 돌파 과정에서 쓰러졌다. 이전까지 기성용의 몸놀림이 가벼웠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더 크게 남는다. 기성용이 41분 동안 남긴 기록은 유의미했다. 1개의 슈팅도 강렬했다. 전반 15분 고미스의 패스를 다시 받아 왼발 슈팅을 때렸다. 쿠르투아 정면으로 향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였다. 패스성공률도 평균을 유지했다. 총 24개의 패스를 시도해 21개를 성공했다. 87.5%다.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셸비가 다소 전진된 위치에서 활약했다면, 기성용은 포백 위에서 빌드업과 1차 저지선 역할을 맡았다. 이는 기성용이 패스를 받은 위치를 보면 알 수 있다. 동료로부터 19개의 패스를 받았는데, 대부분이 하프라인 밑에서 이뤄졌다. 4-2-3-1에서 기성용이 지난 시즌보다 물러선 위치에 섰단 얘기다. 태클은 1개였고 가로채기는 2개였다. 물론 드물었지만 전반 15분 슈팅처럼 상황에 따라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도 보였다.
후반전 l 골키퍼 쿠르투아의 어리석은 퇴장
첼시의 불안한 리드는 후반 7분 쿠르투아 골키퍼의 퇴장으로 한 순간에 붕괴됐다. 고미스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순간 뛰쳐나온 쿠르투아가 발로 가격하면서 퇴장을 당했다. 윌리안의 위치가 문제였다. 몬테로를 견제하기 위해 너무 깊숙이 내려왔다. 어쨌든 이때부터 양 팀은 교체를 통해 결승골을 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완지는 수적 우위에도 공격적인 도박을 하지 않았다. 몬테로를 웨인 라우틀리지로, 고미스를 에데르로 교체하며 밸런스를 유지했다.
10명이 된 첼시를 오스카를 불러들이고 골키퍼 아스미르 베고비치에게 골문을 맡겼다. 베고비치는 2~3차례 선방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무리뉴 감독은 승리와 패배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에 나섰다. 파브레가스를 빼고 수비 자원인 거트 주마를 투입했다. 크게 세 가지 효과였다. 1) 수적 열세의 상황에서 주마의 수비력이 필요했다. 2) 공격시 이바노비치를 전진시키고 주마로 하여금 그 자리를 메우게 했다. 3) 세트피스나 롱볼 상황에서 주마가 높이를 제공했다 무리뉴는 여기에 마지막 카드로 팔카오를 들여보내며 4-2-3 시스템을 가동했다. 아자르-팔카오-코스타가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무리뉴는 작전은 스완지의 수비를 뚫는데 실패했고 판정에 화가 난 코스타는 무서운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데이터 l 아예우의 슈팅 3개는 모두 유효했다
아예우가 첼시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자신이 왜 스완지 팀 내 최고 연봉자인지 입증했다. 아예우는 총 3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모두 상대 골문 안으로 향했다. 그리고 1개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셸비도 최고의 경기를 했다.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51개의 패스를 성공했고 무려 6개의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일대일 돌파의 왕은 아자르(3/6)가 아닌 몬테로였다. 9번 시도해 6번 성공했다. 몬테로 때문에 이바노비치는 오버래핑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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