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녀, 칼의 기억’, 스크린에 옮겨진 멜로 무협지 [MD리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한 편의 무협지를 보는 듯한 영화다. 여기에 멜로가 가미돼 눈 뿐 아니라 감성까지 자극한다.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 제작 티피에스컴퍼니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칼이 곧 권력이었고 천민도 왕이 될 수 있던 혼돈의 시대 고려 말을 배경으로,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고려를 탐한 검 유백 역의 이병헌, 대의를 지키는 검 월소 역의 전도연, 복수를 꿈꾸는 검 홍이 역의 김고은을 통해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담아냈다.

정통 무협 액션영화 답게 영화 속 액션신들은 그동안 배우들이 얼마나 피땀 흘려 연습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난이도 높은 액션 연기와 감정 연기를 함께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인 이병헌은 ‘협녀, 칼의 기억’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아낌없이 내보인다. 전도연은 춤을 보는 듯한 유려한 액션신들을 선보이며 액션 여제의 탄생을 알린다. 이들 중 가장 액션신이 많았던 김고은은 와이어부터 검술까지, 마치 자신의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칼과 한 몸이 돼 스크린을 종횡무진한다.

특히 이병헌은 현재와 젊은 시절을 오가며 극과 극의 연기를 선보일 뿐 아니라 한 장면 안에서도 다양하게 변화되는 감정을 보여주며 ‘배우 이병헌’의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전도연 역시 연기로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 여기에 맹인 연기까지 소화하는데,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은 채 초점 없는 눈동자로 검술 대결을 선보이는 모습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이와 함께 김고은은 영화 초반 싱그러운 모습에서 자신의 운명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등으로 연기력을 아낌없이 발산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이병헌, 전도연에 버금가는 연기와 존재감을 보여주며 왜 20대 독보적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지 알게 한다. 여기에 유백을 선망하는 청년 율 역을 맡은 이준호는 군더더기 없는 화려한 액션신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협녀, 칼의 기억’의 영상미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영상들을 펼쳐 놓는다. 백미는 영화 말미 등장하는 무령궁과 그 이후의 액션신. 무령궁은 유백과 홍이의 액션신이 펼쳐지는 장소로,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이어 달빛 아래 펼쳐지는 유백과 홍이의 액션은 빛과 어둠을 오가며 펼쳐지는데, 상상 속 무협지에서 그려봤을 법한 검술신들을 볼 수 있다. 오는 13일 개봉.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스틸과 포스터.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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